온라인 자동차 보험시장에 전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교보자동차보험과 제일화재 등 중소형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보험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시장잠식을 우려한 대형사들이 잇따라 온라인시장 진출여부를 저울질하고 나선 것이다. 보험업계는 대형보험사들이 이미 온라인시장에 뛰어드는 시기만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진출이 가시화할 경우 대격변이 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은 대세=적어도 자동차보험의 경우 수년 내 온라인 상품이 기존 판매채널을 절대적인 비중으로 잠식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교보자동차보험이 올해 시장점유율 목표로 내세운 3%선도 결코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규모는 연간 8조여원 정도. 이 가운데 1% 점유율만 따져도 연간 1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교보에 이어 최근에는 제일화재가 공식 진출했고, 쌍용화재 등 중소형사들도 잇따라 온라인 시장 진출의사를 밝히고 있다. LG화재 김종인 팀장은 “조만간 인터넷·전화 등을 통한 온라인 채널 판매비중이 기존 오프라인 방식을 대부분 대체할 것”이라며 “다만 시기의 문제이며 결정적인 변수는 대형사들의 진출여부”라고 전했다.
◇대형사 행보=온라인 자동차보험이 전체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대부분 시장점유율 5% 안팎의 중소형사들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LG화재·동양화재 등 이른바 메이저급 보험사들도 마냥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실정. 점유율 1% 차이가 매출·수익과 직결되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대형사들도 많게는 수만명에 달하는 설계사들의 처리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지만, 이미 내부적으로는 온라인 상품 및 시스템 채비를 완료하고 진출시기와 방법을 검토중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당장 수일 내라도 온라인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면서 “지금은 대형사 가운데 누구 하나가 먼저 시작하면 전면적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의 온라인시장 진출이 설계사 인력 처리문제에서도 명분이 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점유율 10%를 상회하는 대형사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화재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가 최대 변수다.
◇시장전망=중소형사들이 불을 지핀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대형사로 확산될지 여부가 향후 시장전망을 결정짓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기는 선발업체인 교보자동차보험의 경우 오는 9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무조건 많이 파는게 최선은 아니다”면서 “보험상품의 비용·수익구조를 반영한 결산실적이 나오고 성과가 검증되면 대형사들도 나름의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온라인이 자동차보험 판매채널의 대세로 자리잡은 만큼 설계사나 보험사, 대리점들의 변신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설계사들은 기존 자동차보험 고객을 온라인에 내주는 대신, 자신의 고객기반을 다른 보험상품 판매로 채워주는 이른바 생활설계사(LP)로 위상변화를 시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인슈넷·보험넷 등 보험료 비교견적서비스 중심의 온라인 대리점들도 오프라인 상품중개 수수료가 대폭 줄어드는 만큼, 새로운 수익기반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