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업체들이 수출을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해외 보안인증 획득에 나서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방화벽과 통합보안관리 업체를 중심으로 추진되던 해외 보안인증 신청이 백신과 침입탐지시스템(IDS) 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해외 보안인증이 제품을 수출하는데 품질보증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백신이나 IDS는 해외 글로벌 업체와 성능을 견줄 수 있는 분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시장 개척 과정에서 외국의 바이어들은 제품의 객관적인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백신과 IDS 업체들은 해외 인증이 제품수출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관건이라고 보고 인증 평가기준에 적합하도록 제품의 품질을 개선하면서 주력 시장에 맞는 인증 신청을 내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대표 안철수)는 현재 ICSA 인증을 받기 위해 해외 바이러스 샘플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ICSA는 미국 보안제품 성능평가 인증기관인 트루시큐어가 부여하는 것으로 미국이나 유럽, 일본 시장에서 품질을 보증하는 인증으로 널리 평가받고 있다.
ICSA 인증을 받기 위한 테스트에는 바이러스 방지 기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외국 바이러스를 검색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해당 바이러스의 샘플이 필요하다. 이 회사는 와일드리스트 등 해외 바이러스 관련 커뮤니티를 통해 샘플을 구하고 있다.
인젠(대표 임병동)은 지난해 12월 자사 IDS 제품의 ICSA 인증 신청을 했는데 최근 ICSA에서 테스트에 통과했다는 회신을 받았다. 아직 ICSA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조만간 이뤄질 전망이다. 아직까지 IDS 업체 가운데 ICSA 인증을 받은 업체는 없으며 이번에 공식발표가 나면 최초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하우리(대표 권석철)는 백신 관련 해외 인증인 ‘바이러스블루틴(VB) 100%’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이 인증은 세계에서 발견된 바이러스 가운데 중요한 것을 막아낼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으로, 하나의 바이러스라도 잡지 못하면 인증을 받을 수 없다. 현재 인증신청을 해놓은 상태로 7월초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정보보호기술(대표 이성권)은 최근 침입탐지시스템(IDS) 분야에서 중국공안부 인증을 받았다. 중국에 보안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공안부 인증이 필수적이다. 이 회사는 이번 인증을 계기로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대도시의 판매망 구축을 시작할 방침이다.
권석철 하우리 사장은 국내 보안업체들의 인증 획득 노력에 대해 “해외 글로벌 업체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지는 국내 보안업체들에 해외 인증은 수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보증수표 같은 것”이라며 “다만 해외 인증 중에는 수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자체 품질은 물론 인증 성공가능성에 대해서도 미리 냉철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