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인터넷주소의 자국어표기서비스시스템과 관련해 국내 한 벤처기업이 소유한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글인터넷주소서비스 업체인 넷피아(대표 이판정 http://www.netpia.com)는 28일 오전 인터넷기업협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마이크로소프트가 현재 리얼네임즈와 계약을 통해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 제공하고 있는 자국어키워드서비스가 자사 소유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자신들이 지난해 획득한 특허등록자료를 공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넷피아는 지난 98년 6월 키워드방식의 인터넷주소연결서비스 관련 특허를 출원해 3년이 지난 2001년 11월 27일 특허청으로부터 ‘인터넷주소의 자국어 표기 서비스 시스템’이라는 명칭으로 특허(특허번호 제10-0317059호)를 취득한 것으로 돼 있다.
넷피아는 이 자료를 근거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후킹 기능을 첨가함으로써 주소창에 한글키워드를 입력하면 자신들의 서버를 통해 해당 사이트로 바로 연결되거나 마이크로소프트 MSN 검색결과가 나오도록 하고 있다”며 “이는 ‘자국어표기인 경우 네트워크상에 설치한 자국어표기서비스 서버에 조회해 인터넷주소를 회송받음으로써 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게 한다’는 자신들의 특허내용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특허등록원부에는 넷피아의 인터넷주소 자국어표기서비스 시스템 특허가 ISP의 도메인네임서비스(DNS)와 메일서버에 대한 클라이언트의 모든 (검색)의뢰에 대해 URL이거나 전자메일주소일 경우 DNS나 메일프로그램으로 연결하고, 자국어표기인 경우 네트워크상에 설치된 자국어표기서비스 서버의 DB를 조회해 이에 대응하는 IP주소나 전자메일 주소를 회송받도록 하는 서비스라고 설명하고 있다.
넷피아측이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공식 주장하고 나섬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떻게 대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넷피아가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측에 특허침해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어떤 답변도 해오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이판정 넷피아 사장은 “특허가 등록된 것은 지난해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우리의 인터넷주소 한글화작업에 동참토록 하기 위해 기다려왔다”며 “마이크로소프트가 특허침해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기능을 익스플로러에서 제거하거나 다른 형태로 변경하지 않는다면 마땅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신들의 영역을 넘어 지나치게 문어발식 확장전략을 일삼아왔다”며 “키워드방식의 자국어인터넷주소서비스에 대해서만큼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침해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특허권을 적극 행사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이번 기회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에 넷피아의 한글인터넷주소 및 한글e메일주소 서비스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설득할 것”이며 “자국어인터넷주소의 종주국인 한국에서 성공모델을 정착시켜 세계시장에서 이 분야 선두기업으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넷피아로부터 사전에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어 특허출원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현재로서는 그 특허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작업을 거친 후에야 우리의 공식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