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월드> 온라인 무협게임 `천상비` `中原 혈투` 대장정 떠난다

 ‘소리없이 강하다.’

 무협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천상비’가 비상하고 있다. 소리 소문없이 유료화에 들어간 지 10일만에 동시접속자 2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개발사인 하이윈조차 예상치 못한 ‘대박’이 터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월 매출 10억원이 넘는 ‘공룡 게임’이 또 하나 탄생할 것이다.

 사실 무협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은 한 물 간 장르다. 지난해 ‘영웅문’ ‘조선협객전’ 등 1세대 무협 게임의 계보를 잇는 온라인 게임이 여러 종 쏟아졌지만 번번이 흥행에 참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상비’는 정통 무협장르를 표방하고 있다. 중국 원나라를 배경으로 선인의 경지에 이르는 시나리오가 마치 무협지와 비슷하다. 각종 무공이나 무술 역시 정통 무협에 가깝다.

 그렇다고 ‘천상비’의 그래픽이 화려한 것도 아니다. 요즘 잘나간다는 3D를 흉내낸 2D 기반의 3D 렌더링이 고작이다. 그동안 ‘천상비’가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

 진부한 소재에 투박한 그래픽. 분명 ‘천상비’는 유료화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야 했다. 하지만 ‘천상비’는 유료화를 계기로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

 실제 ‘천상비’ 유저의 유료전환 비율은 72%에 달한다. 보통 유료화에 성공한 온라인 게임의 유료전환 비율이 30%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대박’이 터진 셈이다.

 그러면 왜 ‘천상비’가 뒤늦게 주목을 받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천상비’에는 강력한 중독성이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맛은 없어도 일단 게임에 손을 대면 한없이 빨려드는 마력이 있다. 그만큼 유저의 입맛에 맞는 게임성을 잘 살린 게임이 ‘천상비’라는 말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천상비’의 시나리오는 한편의 영화와 같다. PC패키지에서도 구현하기 힘든 100여개의 퀘스트(임무)가 온라인 게임에서 구현된다. 출생의 비밀을 파헤치는가 하면 원수와 싸우는 등 탄탄한 시나리오는 유저들에게 지속적인 모험심을 자극한다. 특별한 시나리오 없이 몬스터 사냥으로 진행되는 여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과는 격이 분명 다르다.

 ‘실시간 성장(real time growth)’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육성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성공비결이다. 보통 롤플레잉 게임이 일정한 레벨을 올려야 스킬을 연마할 수 있는 것과 달리 게임을 즐기면 자연스럽게 스킬이 올라가는 캐릭터 육성시스템을 갖고 있는 것. 다시말해 사람이 무술을 습득해 체화하는 과정이 그대로 게임에 적용돼 사실감을 한층 더한다.

 이밖에 축지법, 능공허도(하늘을 나는 기술) 등 영화에 나올 법한 무공을 삽입, 스팩터클한 재미도 선사한다.

 무협 게임 ‘천상비’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무조건 화려한 그래픽으로 치장하지 않아도 게임성만 잘 개발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천상비’는 다음달부터 무협의 본고장인 중국에서 본격 오픈서비스에 들어간다. 국내에 이어 중국 본토에서도 무협 게임 평정에 나서는 셈이다. 중국에서 갈수록 빛을 내는 ‘천상비’의 저력을 기대해본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