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웰 입장에서 GE측과의 합병무산은 오히려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한국하니웰은 앞으로 공장·빌딩자동화 분야에서 시장을 이끄는 젊은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한국하니웰의 박윤규 사장(53)은 회사의 무한한 가능성을 이같이 밝혔다. 박 사장은 하니웰에 입사해 18년 동안 현장 엔지니어에서 공장제어사업부장·빌딩제어사업부장을 거쳐 최근 한국하니웰과 항공부품 업체인 하니웰코리아 등 두 개 법인의 신임 CEO에 올랐다.
박 사장은 보수적인 이미지로 비쳐온 한국하니웰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구상중이다. 그는 “우선 성과를 내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하니웰의 기업이미지를 고양하기 위한 대소비자 마케팅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00년 하반기부터 무려 15개월 동안 GE와 합병문제로 독자적인 회사 운영전략에 차질을 빚은 점을 지금도 못내 아쉬워한다. 당시 GE라는 거대기업군에 하니웰 본사가 합병됐다면 자동제어 전문회사로서 정체성을 유지하기 무척 힘들었을 것이라고 박 사장은 단언한다.
미국 하니웰은 합병무산 이후 무려 1만명의 직원을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끝에 지금은 주가가 40달러선으로 치솟아 오히려 GE를 앞지른 상황이다. 어려운 시기를 잘 참아낸 보답일까. 한국하니웰도 지난해 매출 1600억원에 10% 흑자를 내는 사상최고의 경영 성적을 거뒀다.
박 사장은 한국하니웰의 여러 사업분야 중에서도 특히 빌딩제어 부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거대한 인천공항이 하니웰의 빌딩자동제어기술로 움직이는데 여지껏 한 번도 고장없이 잘 운영돼 기술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덕분에 하니웰의 글로벌 R&D센터까지 국내에 유치하는 데 성공했지요.”
박 사장은 엔지니어 출신 CEO답게 확실치 않은 사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러나 한국하니웰이 향후 독자적인 경영전략을 펼쳐 국내외 시장 흐름을 주도할 것이라는 자신감은 감추지 않았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