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T화를 달성한 업체의 수출실적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무역협회 무역연구소가 발표한 ‘전통산업의 IT화 사례와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IT화를 추진한 국내 25개사의 최근 2년간(2000∼2001년)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53.6%로 조사됐다. 이는 같은 기간에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율인 2.3%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첨단업종인 전기·전자(43.9%)는 물론 기계류(42.1%), 철강·금속(54.4%), 섬유·경공업(66.1%) 등 전형적인 전통산업의 IT화가 오히려 더 큰 수출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꼭지 등 각종 밸브류를 생산·수출하는 에쎈테크는 지난 95년부터 절단에서 조립에 이르는 생산공정에 IT자동화를 도입해 성공한 경우다. 이 업체는 3차원 정밀단조기술과 3D 가공기술 등을 도입해 모든 생산과정을 디지털화했다. 이에 따라 주로 내수에 의존하던 수익구조가 개선돼 지난해에는 매출의 20% 가량을 수출로 달성했다.
국내 대표적 섬유류 생산업체인 제일모직은 기존 제품에 IT를 접목, 차별화된 IT제품을 탄생시킨 경우다. 기존 섬유화학제품을 바탕으로 지난 96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이 회사의 반도체회로보호제(EMC)·전자파차단소재(EMS)는 모두 국내 시장점유율 1위 제품이다.
현오석 무역연구소장은 “전통산업과 IT의 접목에 소홀할 경우 자칫 산업공동화를 가속시킬 우려가 있다”며 “IT 응용제품 개발 촉진, 정보화 추진을 위한 세제지원, 전통산업 IT화 인력양성 등을 통해 산업정책의 중심축을 ‘전통산업의 IT화’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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