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이제 막 디지털 콘텐츠 산업에 눈을 뜨고 있습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면 국내 업체에도 기회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번 한·중 디지털 네트워크 2002 행사가 그 기회를 만드는 첫번째 단추 역할은 했다고 생각합니다.”
27,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디지털 네트워크 2002 행사를 현지에서 준비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중국사무소 권기영 소장은 앞으로 우리나라가 주장하는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개념을 중국에 심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 소장은 이번 행사를 위해 주중대사관과 함께 두달 동안 꼬박 행사 준비작업에만 몰두했다. 무수히 많은 중국기업 중 비즈니스 연관성이 있는 기업을 걸러내고 연락은 물론 중국내 현지 홍보까지 모든 실무를 담당했다. 6년동안 중국에서 생활했기 때문에 중국사람의 기호나 정서를 웬 만큼 파악할 수 있는 것도 행사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권 소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국의 문화콘텐츠 업체 1300개 가량을 뽑아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놓은 것이 상당한 성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국내 업체들이 중국기업을 잘못 만나 낭패를 겪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연계성 있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양국의 기업을 엮어주는 매개고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한국 문화 콘텐츠 가운데 게임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지만 수요 대부분이 통신과 방송에서 일어나는 만큼 음반·애니메이션·캐릭터 분야와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봅니다. 수많은 방송 채널을 갖고 있는 중국의 경우 자체 제작의 한계가 있는 이상 다른 나라 문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미국영화도 아직 중국시장에서 재미를 못보고 있습니다.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권 소장은 그러나 최고 제품이 아니면 중국에 들어올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눈높이가 글로벌한 수준으로 올라와 있는 만큼 어설픈 접근은 한국기업에 대한 신뢰만 떨어뜨리는 오류를 낳는다는 것이다. 또 유통망 구축과 파트너 전략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으면 그 동안의 중국 비즈니스 오류를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권 소장은 마지막으로 중국 문화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문화원형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한 기획력이 덧붙여진다면 중국 시장 진출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중국)=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