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첨단 IT월드컵을 표방하는 2002 한일월드컵 개막식전 행사에서 세계최고 수준의 한국 디지털영상기술을 전세계에 과시한다.
29일 밤 서울 상암구장에서 열린 개막식전행사 리허설의 관심거리는 단연 KT아이컴의 비동기방식(WCDMA) IMT2000 통화 시연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작 개막당일인 31일 저녁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퍼포먼스와 비디오쇼를 전달하는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지털TV 및 모니터다.
LG전자와 삼성은 이번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니기 때문에 월드컵 마케팅이나 로고를 사용할 수 없지만 이번 행사를 디지털기술에 바탕을 둔 ‘IT월드컵’으로 치른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각각 4억여원씩 총 8억여원 상당의 디지털TV·모니터·디지털캠코더·DVDP 등을 무상으로 쾌척했다.
손진책 총감독의 연출로 진행될 이번 월드컵 식전행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국의 전통과 관련된 비디오아트와 퍼포먼스를 LCD TV, 17인치 모니터, PDP TV, DVDP, 캠코더 등을 이용해 전세계에 전달해 주게 된다.
화합의 장이자 첨단 IT월드컵을 표방한 이번 월드컵 식전행사의 꽃인 ‘디지털에밀레’와 ‘디지털사물놀이’가 이들 회사의 첨단영상가전제품으로 구현되는 것이다.
디지털에밀레에서는 종 형태 조형물의 사방에 15인치 LCD패널을 4각형으로 붙여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의 비디오아트를 보여주게 된다. LG전자는 여기에 15인치 LCD TV 350대를 지원한다.
또 북, 꽹과리, 장구, 징 등 농악기를 통해 디지털 사물놀이를 구현하는 모습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대씩 제공하는 초대형 60인치 PDP TV를 통해 지구촌 구석구석으로 생생하게 퍼져나간다.
운동장에서 치러지는 디지털사물놀이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삼성전자가 제공한 17인치 디스플레이를 들고 퍼포먼스를 펼치게 된다. 삼성전자의 디지털캠코더는 객석에서 식전행사를 관람하는 각국 관람객의 모습을 운동장에서 퍼포먼스하는 사람들이 들고 있는 LCD모니터로 전달한다.
이들은 자신의 얼굴 대신 디지털로 구현된 각국 참관객의 얼굴이 담긴 모니터를 내보이면서 ‘화합의 장’을 표방하는 월드컵정신을 전세계인에게 상징적으로 보여준게 된다. 물론 IMT2000 통화모습도 이들 회사의 모니터를 통해 전세계에 전달된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2002 한일월드컵에서 드러나지 않게 기여하면서도 로고를 사용하지 못해 전세계에 기술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숨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역사적인 월드컵에서 세계 최첨단기술이 요구되는 전자제품을, 세계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한 우리나라 회사가 제공하는 제품으로 치를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뿌듯하다”는 반응이다.
전세계 축구팬들은 프랑스와 세네갈간에 치러질 개막전에서 지단 선수의 현란한 축구를 볼 수는 없겠지만 디지털영상으로 전달될 개막식전행사의 화려한 퍼포먼스와 비디오아트를 보면서 그나마 위안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