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다우지수 1만선 붕괴, 다음달 12일 트리플위칭데이, 14일 코스피200지수 산정방식 변경 등 갖가지 변수가 국내 기관들의 프로그램 매도를 부추기면서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6%나 빠진 830대로 밀렸다. 코스닥지수도 2.16% 하락한 72.47로 주저앉았다.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 상향 돌파 하루만에 다시 하락으로 꺾였으며 코스닥지수는 직전 저점인 지난달 30일 73.34를 하향 돌파했다.
거래소에선 삼성전자를 비롯, 무려 615개 종목이 떨어지고 174개 종목만 상승해 하락 종목이 전체 시장을 압도했다. 코스닥시장도 엔씨소프트·안철수연구소·옥션 등 613개 종목이 내려 거래소보다 하락종목 비중이 높았다. 특히 코스닥시장에선 쌍용정보통신·인성정보·로커스·도원텔레콤·유진데이타 등 100개 업체가 무더기로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 하락장세를 부추겼다.
이날 주가지수 하락은 기관들의 대대적인 프로그램 매물 공세가 주도했다. 국내 기관들은 프로그램 매도로 총 361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하락장세를 이끌었다. 오후 1시부터는 개인들을 중심으로 매수 공방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일부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면서 주가지수 낙폭이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최창호 굿모닝증권 투자분석부 팀장은 “29일 증시는 미국 증시 등의 영향도 있었지만 단기수급 악화에 따른 하락 분위기가 더욱 크게 작용했다”며 “다음달 12일까지 국내 기관들의 수급에 의한 주가 움직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6월 초부터 기관 매물에 의한 주가하락 압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옵션 만기일이 다가오면서 프로그램 차익거래 움직임도 다소 둔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증시에서는 주가 급락이라는 비관적 상황에서도 향후 증시 전망을 낙관할 수 있는 몇가지 희망적 조짐이 보였다. 우선 현 침체증시의 유력한 돌파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통신주의 선방이 눈에 띄었다. 거래소의 SK텔레콤·KT 등 통신 대형주가 다른 종목과 달리 0%대의 하락률을 보이면서 적극적으로 지수방어에 나서는 모습이었고 코스닥에서는 KTF가 역시 0%대의 하락률로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았다.
코스닥에선 인터넷 대표주의 선방도 주목을 끌었다. 새롬기술은 단기적 재료의 영향이긴 하지만 하락장속에 2.7%의 상승세를 보였으며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전날 6.47%의 상승에 이어 1.48%의 하락에 그치며 전체 장세와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한편 이날 통계청이 지난달 산업 생산이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내 산업경기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켜줬으며 5월 수출도 10%선에서 지속적인 증가세를 탈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러가지 경기회복 신호가 이날 증시 분위기와는 다른 긍정적 방향성을 보여주었다.
한 증시 전문가는 “확실한 모멘텀 부재와 수급 상황이 초래하고 있는 현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오히려 약세장속에서 앞으로의 변화 움직임을 찾아내고 선별대응하는 자세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