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문화의 달>정보화시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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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운산 동편 끝자락 섬진강변에 위치한 송월마을.

 봄이면 아침안개와 함께 온 마을이 매화꽃 향기로 그윽하고 여름이면 앞으로 흐르는 섬진강에 마을 사람들이 나와 재첩을 잡는다. 가을이면 밤, 감, 배 등 온갖 과일로 풍성해 농촌의 넉넉한 인심이 배어나고 겨울에는 섬진강 맑은 물로 시설하우스에서 청정 채소를 기르느라 분주하다.

 여느 농촌마을처럼 대부분의 송월마을 주민도 농사를 생업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농촌지역과 달리 송월마을은 한때 도시로 떠났던 젊은 청년들이 귀농해 시설원예로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신세대 농촌마을이다.

 이처럼 농촌의 순수함과 자연의 풍성함을 그대로 간직한 송월마을도 지난해 정보화시범마을로 선정되면서 디지털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다.

 전체 송월마을 가운데 정보화마을 조성사업에 참가한 가구는 9개 작목반의 총 162가구. 정보화시범마을로 지정되면서 송월마을에는 초고속인터넷망이 연결되고 가구별로 총 111대의 펜티엄급 PC가 보급됐다. 컴퓨터(10대)를 비롯해 스캐너, 컬러프린터, 레이저프린터, 빔프로젝터, DVD플레이어, TV, 무인민원증명발급기 등의 각종 첨단설비를 갖춘 마을정보센터도 들어섰다.

 정보인프라 구축과 동시에 주민의 컴퓨터 활용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정보화교육이 실시됐다. 마을 인근의 진월남초등학교 월길분교에 컴퓨터 15대와 프린터 1대를 갖춘 주민 정보화교육장이 설치된 것은 지난해 8월. 컴퓨터 강사로 담당공무원과 마을 정보화지도자가 직접 나섰다.

 “가능한 한 영농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다양한 시간대의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가정방문을 통해 교육참여를 독려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친 결과, 모기와 무더위로 찌든 정보화교육장에 사람들이 가득하고 자정을 넘기도록 불이 꺼지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서문열 송월마을 운영위원장은 회고한다. 마을주민의 자발적인 교육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도 치밀했다.

 농촌이라는 점을 감안해 교육기간이나 진도에 구애받지 않고 컴퓨터 조작방법 등을 포함한 기초교육부터 진행됐다. 교육내용도 주로 음악듣기, 영화감상, 게임 등 흥미를 유발하거나 가락시장 농수산물 시세, 농산물 작황 등 생업에 직접 도움이 되는 정보 활용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여성에게는 피부미용이나 육아정보를, 남성에게는 건강과 영농정보를 소개하는 등 맞춤형, 눈높이 교육기법도 도입했다.

 “서택열씨(78)를 비롯한 고령의 동네 어른을 집중적으로 교육시킴으로써 젊은 주민의 교육동기를 자극하고 마을별·작목반별 컴퓨터 활용 우수자를 공개해 단체별 경쟁심을 유발했다”는 것이 서 위원장의 귀띔이다.

 정보화시범마을로 지정된 후 1년이 지난 지금, 송월마을 주민은 주민 커뮤니티 형성해 작목반원끼리 직접 모이지 않고도 컴퓨터 영상회의를 하고 있으며 멀리 떨어진 자녀에게는 e메일로 안부를 묻는 것이 생활화됐다. 초고속인터넷과 무인민원발급기·PC 등 첨단 인터넷 환경을 구비한 마을정보센터는 주민이 자유롭게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주민이면 누구나 마을정보센터의 무인민원발급기를 통해 온라인으로 민원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컴퓨터와 인터넷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달 오픈한 마을 홈페이지(http://sw.invil.org)를 통해서는 송월마을 주민이 직접 가꾼 청정 시설채소와 농특산물을 전자상거래시스템으로 판매해 짭짤한 수익도 올릴 수 있게 됐다.

 맑고 깨끗한 섬진강변의 조그만 시골마을이 21세기 정보화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디지털 마을공동체로 거듭난 것이다.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송월마을은....

 송월마을은 광양시청에서 북동쪽으로 20여㎞ 떨어진 지역으로, 섬진강을 경계로 하동군과 인접해 있다. 행정구역상 광양시 진월면 송금리, 월길리에 해당하는 송월마을은 6개의 자연부락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재 거주하는 주민은 전체 310가구에 875명이다.

 매년 3월이면 위쪽 마을에서 봄의 첫소식을 알려주는 섬진강 매화축제가 열리고, 9월이면 아래쪽 마을에서는 청정한 광양만에서 잡히는 전어를 주제로 한 전어축제가 열려 볼거리와 먹거리가 아주 풍성한 마을이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섬진강과 온난다습한 기후, 풍부한 일조량, 우량 토양 등으로 시설원예의 최적지로 손꼽힌다.

 이같은 천혜의 자연조건에서 자라는 양상추·애호박·오이·토마토·배·매실 등과 같은 청정 시설채소 및 과일이 송월마을이 생산하는 주요 농산품이다. 마을 옆으로는 남해고속도로가 통과해 대도시로의 산물 직송도 매우 용이하다.

  

 ◆정보화시범마을 조성사업은

 정보화시범마을 조성사업은 지역간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전자정부 수요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으로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농어촌 정보화 프로젝트다.

정보화시범마을은 공동의 주제(테마)가 있고 특산물 전자상거래 등 수익창출이 가능한 농어촌 가운데 주민의 참여의지가 높은 마을을 중심으로 사업기획단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별도의 선정위원회를 통해 최종 선정된다. 특히 △관광자원, 유적지, 문화적 이슈를 통한 커뮤니티 형성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접목을 통한 경제적 수익창출 △관내 교육기관 등 정보화교육장을 통한 주민교육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의지 △마을정보센터 구축공간 확보 및 운영 △주민교육, 콘텐츠 운영 등을 위한 민·산·학의 지원여부 등이 시범마을 선정의 주요 기준이 된다.

 현재까지 강릉 갈골마을, 금산 인삼마을, 완주 서두마을, 안동 하회마을, 서귀포 상예마을, 김해 대동화훼마을, 강서 개화마을, 파주 통일마을 등 20여개 정보화시범마을이 조성됐으며 올해부터 그 대상이 전국 70개 마을로 확대될 예정이다.

 정보화시범마을로 선정된 지역에는 초고속인터넷망이 연결되고 마을정보센터가 구축된다. 초고속인터넷망을 통해 어느 가정이나 초고속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으며 가구별로 펜티엄급 PC가 보급된다. 아울러 주민의 컴퓨터 활용능력을 높이기 위한 윈도 운용체계 기초, 워드프로세서 사용법, 인터넷 사용법 등 주민 정보화교육도 실시된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지역특산물 직거래, 계약재배 등으로 소비자와 생산자간 상호 이익이 보장되고 마을별 홈페이지를 이용한 지역 명소, 관광지, 특산물 등에 대한 홍보도 가능하다. 교육, 의료, 경제, 행정, 생활, 문화 등 다양한 정보를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게 서비스함으로써 지역간, 계층간 정보화격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마을의 각종 정보를 홈페이지에 게시, 주민간 친목도 도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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