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통시장에서 노트북PC 시장의 주력 하드디스크(HDD)인 20기가 제품 공급이 끊겨 극심한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후지쯔·IBM 등 노트북PC용 HDD의 주 공급원들이 이달 들어 노트북PC용 20기가 HDD를 제때 공급하지 못해 용산·테크노마트 등지의 유통 시장에서 20기가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지쯔 대리점들은 이달 들어 단 한번만 본사로부터 제품을 공급받았으며 이 또한 며칠 만에 모두 판매돼 현재 재고를 전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또 IBM 대리점들도 물건을 확보하는 대로 모두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재고가 거의 전무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20기가 제품을 찾는 딜러와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하고 싶어도 재고를 갖고 있는 판매처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CPU·메모리 등이 수급상황에 따라 가격이 급변하는 것과 달리 노트북PC용 HDD는 품귀현상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폭등하는 조짐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같은 공급 부족현상은 올 1월부터 4월까지 노트북PC 판매량이 15만1000대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가량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노트북PC 모델에 채택되고 있는 20기가 제품의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반면 후지쯔·IBM·도시바·히타치 등의 공급원들은 전세계적으로 노트북PC용 HDD 수요가 늘자 제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고정거래선 위주로 물건을 배정하고 있어 유통시장에는 20기가 제품의 공급이 거의 끊긴 상태다.
특히 국내 시장의 주 공급원 중 하나인 후지쯔의 경우, 지난 4월말부터 현재까지 유통 시장에는 제품을 전혀 내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후지쯔의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노트북PC용 20기가 제품의 경우, 고정거래선 위주로 물건을 배정하고 있어 유통시장에 공급이 원활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후지쯔 본사와 협의해 다음달부터는 국내 공급 물량을 늘린다는 방침이어서 6월말 이후에는 수급상황이 다시 호전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통시장의 수급불안과는 달리 국내의 노트북PC 제조사인 삼성전자·삼보컴퓨터 등은 유통시장의 공급원인 후지쯔·IBM뿐만 아니라 히타치·도시바 등 다양한 업체로부터 공급을 받고 있으며 이미 수요 예측에 따라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