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앞두고 고선명(HD) T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케이블 TV망을 통해 HD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표준화 작업이 본격화된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통부는 최근 학계·산업계 대표로 표준개발위원회를 구성하고 늦어도 올해안에 케이블망을 통한 다양한 입출력 방식을 하나로 통일하는 작업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셋톱박스와 HDTV를 구입하더라도 HD화면을 즐길 수 없었던 케이블 TV 시청자도 기존 케이블 셋톱박스를 통해 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정통부는 최근 셋톱박스의 데이터 입출력 방식 표준을 위해 지난달 학계와 산업계 대표업체가 참석한 가운데 1·2차 모임을 가진 데 이어 다음주께 최종 모임을 갖고 위원회를 공식 발족할 예정이다. 이 모임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가전업체, 휴맥스 등 셋톱박스업체, 스카이라이프, 유선방송사업자(SO) 등이 모두 참여하며 초대 위원장은 박승권 한양대 교수가 맡기로 했다.
다음주 공식 발족하는 위원회는 케이블TV로 HD화면을 전송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표준화에 우선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위원회는 크게 아날로그·LVDS(Low Voltage Differential Signal)·1394 등 세가지 방식이 혼재, 사용되고 있는 현재의 케이블TV 및 셋톱박스 데이터 입출력 방식과 관련해 이를 적절히 조정해 단일표준으로 전송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특히 위원회는 위성·케이블·지상파 등에서 사용하는 전송방식 표준이 달라 장비업체와 사업자가 혼란스워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초대 위원장으로 내정된 박승권 교수는 “케이블 TV 시청자가 1000만명에 육박해 전체 시청자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아직도 케이블 TV로 HDTV를 시청하는 것은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번에 표준이 확정되면 케이블 TV로도 완벽한 고화질을 감상할 수 있어 전체 디지털 TV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셋톱박스 등 장비업체에서도 “TV가 있어 VCR 시장이, PC가 있어 주변기기 시장이 생길 수 있었던 것처럼 AV 가전기기로 인해 셋톱박스가 있고 그 인터페이스 사양이 명확해 거기에 맞는 주변 제품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며 “정부 주도로 호환성을 가진 표준이 개발된다면 이에 맞춰 셋톱박스를 개발할 수 있고 주변장치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