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P의 컴팩통합에 따른 조직정비는 다음달 초 마무리된다. 또 통합에 따른 인력조정문제는 본사 차원의 일괄적인 적용이 아닌 한국HP의 사정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신HP 출범 이후 한국을 처음 방문한 폴찬 HP 아태 총괄사장은 30일 본지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한국HP는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를 한국의 고객들에게 우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태지역의 엔터프라이즈시스템그룹(ESG) 부문장도 겸하고 있는 폴찬 사장은 삼성전자와 KT의 경영진을 만나 업무협력 관계를 논의하고 31일 서울에서 열리는 월드컵 개막경기를 관람한 후 출국할 예정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엔터프라이즈시스템그룹(ESG) 수장이 통합 법인 지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한국은 왜 IT서비스그룹(ISG) 수장이 총괄지사장을 맡게 됐는가.
▲아시아지역에서는 베트남과 한국이 그렇고 세계적으로 6개 국가에서 서비스 부문장이 통합법인 지사장을 맡게 됐다. 알다시피 최준근 사장과 강성욱 사장 모두 통합 이전 조직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어느 한명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번 결정은 강 사장이 못해서가 아니라 최 사장이 두팀을 하나로 화합하는데 좀 더 적절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독립채산제 운영, 지사장 현업 겸직 등은 조직 결속력 차원에서 오히려 내부 경쟁을 유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데.
▲독립채산제를 도입한 것은 사업그룹별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제일 뿐이다. 새로운 HP 조직 운영의 핵심은 ‘고객 호스팅’이다. 통합 조직은 매우 크기 때문에 고객에게 복잡함을 보이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은 ‘단 하나의, 단일한 HP 얼굴’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가 보유한 고객을 대기업, 엔터프라이즈, 커머셜, 스몰앤드미디엄비즈니스(SMB), 소비자 등 5개층으로 나누었다. 핵심 고객군인 대기업·엔터프라이즈·커머셜 고객은 ESG에서 모두 맡을 것이다.
―HP 본사 차원에서는 명예퇴직 규모를 10%라 밝힌 바 있다. 나라별 인력 감축은 본사에서 할당하는가 아니면 현지 사정에 맡기는가.
▲지사의 조직 규모는 일괄적인 기준을 따르지 않고 현지 국가의 해당 그룹별 경쟁력에 근거해 결정된다. 합병 과정에서 감원 필요성은 분명 제기되지만 그 폭은 각국의 해당 그룹에서 설정한 목표와 기준에 의해 정해질 것이다. 노사위원회나 노조와도 토론을 진행할 것이다. 이달 안으로 세일즈 보스와 핵심 컨설턴트가 결정될 것이고, 다음주 중에 모든 직원들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다. 대부분은 6월 말까지 결정되고 7월 정도면 나라별 조직 세트 업이 마무리될 것이다.
―옛 HP와 컴팩이 삼보컴퓨터·LG전자·연일전자 등과 맺은 OEM 관계는 어떻게 되나. 삼성전자의 알파칩 사업은 어떻게 되며 아이태니엄 칩을 생산할 가능성은 없는지.
▲파트너사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무 것도 결정된 것 없다. 삼성전자로와 HP가 알파칩 주문자부착생산(OEM)방식 공급을 위해 합작으로 설립한 판매법인 PAI의 존속 여부나 삼성전자가 알파 기술이 적용된 ‘아이태니엄 칩’ 생산 가능성 여부는 본사에서 직접 처리하는 문제라 논할 성질은 아닌 것 같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