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한국전기연구원 센터장
엑스레이 분야는 평판 반도체 검출기를 이용해 엑스선 촬영과 투시(RF)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며 높은 공간분해능과 계조분해능·시간분해능이 가능한 디지털 투시촬영장치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우선 CT를 살펴보면 80년대 단면영상촬영시대를 시작으로 90년대 나선형 CT를 거쳐 2000년대 멀티슬라이스에서 2005년께에는 차세대 CT의 실용화로 발전이 예상되고 있다. 멀티슬라이스 CT는 멀티로 검출기를 통해 고속의 스캔이 가능하며 차세대 CT의 경우 디지털 엑스레이(DR)와 기존 CT의 결합 개념으로 평판형 엑스선 검출기를 이용한 피라미드 방식의 콘빔 형태의 엑스선을 주사해 피사체의 체적내 단층 및 일반촬영 정보를 동시에 일회전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기기다. 향후 디지털 RF와 CT의 기능을 결합한 영상을 보면서 실시간 치료나 수술이 기대되는 ‘복합영상진단기기’로의 발전도 예상되고 있다.
MRI분야는 저가·소형으로 손목이나 발목·무릎 같은 부분 촬영이 가능한 MRI와 관절촬영용 전문 시스템 개발이 추세를 이루고 있다. 몸 전체가 들어가는 기존의 대형 MRI보다 손목·무릎 등 관절을 촬영할 수 있는 소형(extremity) MRI가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생체현상기록장치 또한 의학발전과 더불어 함께 발전해온 분야로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생체계측 분야의 산업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른 발전을 이뤄왔으나 소프트웨어(SW)와 정보기술(IT)의 발전으로 선진국과 후발국간의 격차가 점차 좁혀지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이들 기술을 바탕으로 충분한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분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나노기술을 이용한 ‘바이오멤스(Micro-ElectroMechanical System)’ 기술은 인체의 몸속을 돌아다니며 의료임무를 수행하는 의료용 초미니 나노헬리콥터 등을 만들 수 있게 됨으로써 향후 의료계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최근의 정보통신기술 중 핫스와퍼블(Hot-Swappable) 인터페이스기술 등과 의료공학기술이 결합해 스마트 이동형 무선 환자감시장치 등이 크게 확산될 전망이며 뇌파신호를 응용해 일상생활이나 항공·군사 목적으로 이용하는 연구가 최근 들어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치료기기 분야는 초음파를 이용한 비침습 치료방법과 로봇을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치료 분야에 로봇을 활용하는 방법은 최근 영국에서 개발한 환자로봇과 뇌졸중 환자의 재활운동에 도움을 주는 미국 MIT의 ‘인모션2’ 등을 들 수 있다. 의사의 조이스틱 조작에 의한 로봇팔의 시술 등은 상당한 수준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공장기 분야는 생체조직 및 장기의 구조와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를 이해하고 생체적 합성 재료를 이용한 세포 내지는 조직 배양을 통해 기능적인 생체조직 및 장기를 재생, 이식하는 한편 전기기계식 인공장기를 개발해 인체의 기능을 유지 향상 또는 복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응용과학 기술이라 말할 수 있다. 40년대 원시적 공업재료를 이식하던 시기에서 70년대 생체 비활성 물질의 이식, 90년대 인체 거부반응이 없는 인체호환성 재료의 인공장기가 개발된 데 이어 앞으로는 인공근육·인공혈관 같은 인공장기의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혈액부족이나 수혈로 인한 감염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인공적혈구나 체외에서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는 인공폐 그리고 미국 아비오메드사에서는 티타늄과 플라스틱으로 구성된 체내 완전내장형 인공심장을 개발하면서 관련연구가 열기를 더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의료기기의 연구개발 동향은 원격재택진료·비침습·무구속형 진단 치료기기 분야로 활기를 띠고 있고 수술용 로봇이나 멤스(MEMS)·인공장기 등과 같이 퓨전테크 기술을 접목한 신의료기기 개발 등으로 빠르게 변화해 가고 있다. 이처럼 의료기기 분야는 고령인구의 증가와 고품위 의료서비스 요구 증대 및 삶의 질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점들로 인해 분명히 21세기 신산업군을 형성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