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건물 전체가 전광판으로 바뀐다.
월드컵을 맞아 건물을 통째로 뒤덮는 대형광고물(사진)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빌딩 유리벽을 통해 동영상 광고를 띄우는 차세대 옥외광고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에따라 유리벽면을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는 차세대 전광판과 옥외광고물이 속속 상용화되고 도심지의 풍경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AP전자(대표 윤인만 http://www.apelectronics.co.kr)는 빌딩 유리창 내부에 간단히 착탈할 수 있는 모듈식 전광판 ‘스트립비전’을 출시하고 이달부터 시장공략에 나선다.
스트립비전은 건물 각층의 유리창에 부착할 경우 빌딩 전체가 전광판처럼 보이기 때문에 인상적인 동영상 옥외광고를 구현할 수 있다. 또 창문 블라인드처럼 전광판의 모듈틈새를 통해 바깥풍경이 보이기 때문에 빌딩거주자에게 시각상의 불편함을 초래하지는 않는다.
이 제품은 다음달부터 케이블방송국 m·net을 비롯해 서울 강남의 오피스빌딩, 나이트클럽 10여곳의 외벽을 장식할 예정인데 올해안에 5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회사측 관계자는 밝혔다.
트러스트산업(대표 이규택 http://www.miraclescreen.co.kr)은 지난 한달동안 건물 유리벽에 동영상을 비추는 첨단디스플레이 ‘미라클 글라스’ 21대를 옥외광고용도로 공급했다. 이 유리벽 전광판은 현재 서울 강남역의 뉴욕제과와 테헤란안경점 등 유명 업소에 설치돼 행인들의 시선을 잡아 끌고 있다. 트러스트측은 빌딩 벽면을 디스플레이로 구현한 도쿄의 첨단빌딩을 모델로 연내 서울의 대형건물 두 곳을 전광판 빌딩으로 개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신일정보통신(대표 고광대 http://www.glassvu.co.kr)도 유사한 옥외디스플레이 ‘글라스뷰(GlassVu)’로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주로 1∼2층 외벽이 통유리로 된 자동차매장을 상대로 영업활동을 벌여 현대자동차 대치동 영업소 등 20여곳에 제품설치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OSA(대표 정재현 http://www.osa.co.kr)는 ‘루민비전 스크린’을 다음주 개항하는 포항공항과 대구, 전주의 빌딩가 네곳에 300인치 유리벽 디스플레이를 설치했다.
건물 유리벽을 통한 광고기법은 옥외광고물 관리법상의 규제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설치, 운영이 자유로운 장점을 지닌다. 광고업계에선 유리벽을 이용한 디스플레이 광고가 포화상태에 이른 옥외광고 시장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일기획의 한 관계자는 최근 KT가 높이 130m의 월드컵 광고로 코엑스빌딩을 도배하는 등 옥외광고의 대형화 추세를 지적하며 “옥외 영상광고물도 계속 커지면서 빌딩 자체가 전광판으로 탈바꿈하는 모습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