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TV시장을 살렸다. 가전메이커 및 유통업체들이 지난주부터 갑자기 늘어나는 TV매출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올 초 월드컵 특수로 AV기기 매출이 크게 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과 다른 시장 분위기에 그간 애를 태웠던 것과는 달리 지난주부터 수요가 폭발, 희색이 가득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대화면에 HD급 고화질 TV를 찾는 소비자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해 TV분야에서 사상 최고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26일부터 47인치 프로젝션TV를 중심으로 고급·대화면 TV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면서 지난주 대비 300% 가량 매출이 신장했다.
지난달 26일 열린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 이후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한국팀 경기는 물론 월드컵 본선 경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국내영업사업부 관계자는 “최근 급신장한 TV 주문고객 대부분이 당일 배송을 원하고 있어 특별 배송팀을 꾸려 수요에 대처하고 있다”며 “주요 인기제품은 공급 물량이 달릴 정도”라고 말했다.
하이마트는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에만 3000대, 45억원어치의 TV를 판매했다. 5월 일평균 TV 판매대수가 1250여대인 점을 감안할 때 2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다.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동안에는 7000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주말 매출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2일까지 한 주간 1만5000대 이상이라는 사상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5월 한달에만 TV판매에서 5만대를 훌쩍 넘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자랜드도 지난주들어 TV 매출이 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고 특히 PDP TV 매상이 70% 가량 늘었다고 설명했다.
할인점 삼성홈플러스는 지지난주 TV부문 매출이 13억5000만원이던 것이 지난주말까지 17억원까지 늘어 30% 가량 신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편 가전유통 관계자들은 월드컵으로 인한 이 같은 TV특수가 이달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폴란드전 경기 결과 및 한국대표팀의 16강 진출 여부에 따라 제2의 TV매출 특수가 일어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