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체추진제 로켓 10월 쏜다

 80∼100톤급 중형 고성능 액체추진제 과학로켓이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돼 이르면 10월께 발사될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발사체사업단(단장 조광래 박사)은 ‘국가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97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총 825억원의 예산을 들여 3단형 액체추진제 과학로켓인 ‘KSRⅢ’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자체 로켓으로 위성발사에 성공한 러시아·미국·프랑스·일본 등 8개국에 이어 위성용 우주발사체기술을 보유한 세계 9번째 국가가 됐다.

 ‘KSRⅢ’ 개발에는 항우연이 총괄기관으로 참여해 시스템 설계와 시험평가 및 발사시험을 맡고, 국내 항공우주산업체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연·천문연·서울대·연세대 등 10여개 연구원과 대학이 참여해 부품·서브시스템 설계 및 제작, 로켓 기초와 탑재 과학장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분담했다.

 이번에 개발된 ‘KSRⅢ’는 총중량 14.7톤, 직경 1m에 최대 폭이 3m, 길이 13.3m에 달하는 3단형 중형 과학로켓으로 국내 처음으로 산화제인 액체산소(LOX)와 등유를 섞어 만든 가압식 액체추진제를 연료로 사용한다.

 특히 700∼900㎞의 저궤도에 중소형급 위성을 경제적으로 발사할 수 있는 상용 우주발사체의 기본 로켓으로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는 ‘KSRⅢ’는 통신예보시스템의 보정이나 지구 저궤도의 발사체 및 위성체의 전리층 플라즈마에 의한 대전현상 연구, 미소중력 환경 측정 및 이용실험, 한반도 상공 기상 상태 및 표준환경 자료 측정, 천체 엑스선 저잡음 관측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지난 97년 사업에 착수한 이후 러시아 등지에서 30여회 넘게 엔진연소시험을 진행해왔으며 연소시간을 8초, 15초, 40초로 늘려오다가 이번에 기체 전체를 조립, 안흥시험장에서 추력 26톤의 1단 액체로켓과 추력 14톤의 2단, 추력 3톤의 3단 로켓으로 965㎞ 상공에서 2분간 체공할 수 있는 60초 연소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항우연은 지난 88년 과학로켓 개발에 처음 착수, 93년 6월과 9월 1단형 고체추진제 과학관측로켓인 ‘KSRⅠ’의 1·2호기, 97년에는 2단형 중형 과학로켓 ‘KSRⅡ’를 발사해 150㎏의 탑재물을 148㎞ 상공까지 쏘아올리는 데 성공한 바 있다.

 항우연 채연석 선임연구부장은 “우리가 만든 인공위성을 자력으로 발사할 기반을 구축하게 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2005년 우주센터가 완공되면 과학위성 2호를 실어 우주 발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