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아이컴의 IMT2000 장비공급권 확보를 둘러싼 경쟁의 윤곽이 드러남에 따라 업체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1일 KT아이컴은 수도권 및 부산지역 서비스망 장비공급업체 선정을 위해 실시한 두차례의 BMT 결과에 따라 1위 업체인 LG전자를 우선공급협상 대상자로, 2·3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노텔네트웍스(머큐리와 컨소시엄 구성)를 예비협상대상자로 각각 확정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이번 수주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됐으며 삼성전자와 노텔은 향후 KT아이컴과 LG전자의 협상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밖에 4개 참가업체 중 최하위의 성적을 받은 에릭슨은 지난달 또다른 비동기식 IMT2000사업자인 SKIMT의 1차 BMT에서 탈락한 데 이어 이번 KT아이컴의 장비업체 선정과정에서도 고배를 마셔 사실상 한국에서의 비동기식 IMT2000 장비사업을 접어야 하는 위기를 맞게 됐다.
◇느긋한 LG전자=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LG전자는 이번 발표에 대해 예견된 결과였다며 차분하게 KT아이컴과의 가격협상에 임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지난 2월 KT아이컴의 월드컵 시연서비스용으로 IMT2000 장비를 공급한 바 있고 1차 BMT에서도 수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해 2.5세대 CDMA 시스템 시장에서 삼성전자에 당했던 참패를 한번에 설욕할 수 있는 기회를 맞게 돼 고무된 분위기다.
LG전자는 이번주부터 시작되는 KT아이컴과의 가격협상을 최대한 빨리 마무리짓고 공급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다급한 삼성전자와 노텔=삼성전자와 노텔은 예비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한가닥 희망을 갖게 됐지만 향후 LG전자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영원한 라이벌인 LG전자에 IMT2000 시장의 초반 주도권을 내줘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일단 삼성전자는 최종 공급업체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마지막까지 공급권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KT아이컴측에서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전량을 공급한다는 방침을 밝히지 않았고 2위 업체로 선정된 만큼 향후 노텔과의 경쟁에서도 불리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3위 업체로 막차를 탄 노텔은 더욱 다급한 입장이다. 노텔의 관계자는 “예비협상대상자에게 협상권이 주어질 경우 2위 업체인 삼성전자가 우선권을 갖는지의 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향후 전략을 수립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좀더 추이를 지켜본 후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낙심한 에릭슨=지난달 SKIMT의 장비업체 선정을 위한 레이스에서도 탈락한 에릭슨은 KT아이컴 사업에서도 제외돼 크게 낙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지난 99년부터 한국내 IMT2000사업을 위한 전담조직을 구성한 후 국내외 80여명의 인력을 투입하며 비동기 IMT2000 사업에 열을 올려온 만큼 더욱 실망이 큰 상황이다.
이번 탈락으로 사실상 한국내 비동기식 IMT2000 사업을 접게 된 에릭슨은 현재 스웨덴 본사에 출장중인 야노스 휘게디 사장이 돌아오는 대로 향후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