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S, 다시 시작이다](3)젊은 피가 꿈틀댄다

 건설교통부문의 연구개발(R&D)을 담당해온 한국건설기술연구원(http://www.kict.re.kr)에는 얼마 전 30대의 젊은 단장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바로 지난달부터 GIS사업단을 진두지휘하게 된 구지희 단장(38). 연구원 출범 이후 최연소 단장이자 여성 최초 단장의 등장이었다.

 지난 95년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들어와 99년 GIS사업단에 합류한 구 박사는 우제윤 GIS사업단장이 정보화기획실장으로 승진하면서 그 뒤를 이어 단장직을 맡았다. 이 30대 청춘 기수는 이제 50돌을 훌쩍 넘긴 건설기술연구원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http://www.etri.re.kr)에서 GIS분야 연구를 전담하고 있는 공간정보기술센터도 최근 사령탑을 교체한 경우다. 지난 4월 양영규 초대 공간정보기술센터장이 미국 UC 어바인대학 연구소로 파견되면서 2대 단장에 취임한 이종훈 센터장(43)은 십여년 간 ETRI에서 한 우물을 파온 GIS통이다.

 우리나라 국토정책 수립을 일임해온 국토연구원(http://www.krihs.re.kr) 역시 GIS연구센터의 터를 닦은 김영표 센터장의 후임으로 임명된 염형민 센터장(54)이 올해부터 2기 체제를 이끌어 나가고 있다.

 GIS 연구 분야에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차세대 GIS 시장을 이끌어 갈 새로운 기수는 90년대 초반 척박한 국내 GIS 분야를 개척한 1세대의 후학들이다. 1세대와 함께 GIS 초기 시장을 일구고 기틀을 다져온 이들이 이제 2세대 GIS 리더로 전면에 부상하면서 이 시장에 젊은 피가 꿈틀대고 있다. 경륜 못지 않게 정열과 패기로 무장한 신진 세력이 GIS 연구계에 변혁을 꿈꾸고 있다.

 차세대 리더들에게 주어진 몫은 개척자들의 임무보다 훨씬 막중하다. 이들에게는 개척자들이 세워놓은 기반을 공고히 하면서 GIS의 영역을 확대하고 시장을 창출하는 과제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GIS시장은 전세계적으로 지도 제작과 지리정보기반 구축에서 IT와 접목한 응용 시장으로 범위를 확대해 나가면서 킬러 애플리케이션 발굴 경쟁에 너도 나도 뛰어든 상황이다. 따라서 이들과 함께 GIS를 이끌어 갈 인재들의 양성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GIS사업을 확대하면서 가장 큰 고민은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고 털어 놓았다. IT와 지리정보 분야의 전문 지식을 고루 갖춘 인재가 드물기 때문이다. IT를 전공한 인력을 채용하자니 인건비가 너무 비싸고 토목·측량·지질학 등 기존 분야에서 사람을 모집한 후에 IT교육을 시키는 방법도 시간이나 비용이 여간 들지 않는다는 고민이다.

 전문가들은 IT와 GIS 콘텐츠를 동시에 교육할 수 있는 GIS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직 국내 대학에 GIS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 과정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력 수급과 양성의 책임을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GIS업계에 전가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이기 때문이다. 정부 발주의 프로젝트 한두건보다는 장기적인 교육 투자 프로그램이 GIS 산업 발전을 위한 대안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