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통화품질을 자랑하던 SK텔레콤 011 전화 일부가 장시간 불통돼 이 회사의 대표 브랜드인 ‘스피드011’이 타격을 입게 됐다.
SK텔레콤은 31일 오후 2시부터 4시 22분까지 두시간이 넘게 자사 011번호 중 일부 번호의 수신이 불통됐다고 밝혔다. 이날 불통된 번호대는 ‘011-2××-××××’와 ‘011-3××-××××’며 서울 대방동 SK텔레콤 보라매 사옥 교환국에서 발생했다. 피해규모는 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사고의 원인은 가입자 정보 데이터베이스 관리 장비인 HLR(Home Location Register) 3대의 소프트웨어서 다운됐기 때문. 이 소프트웨어가 작동을 하지 않으면 SK텔레콤 가입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없어 걸려온 전화를 연결시켜주지 못한다.
또한 특정 국번이 마비됨으로써 이 국번을 사용하는 가입자들은 모두 이날 오후 2시간 가량 통화를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은 HLR 3대가 다운돼 30만가입자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했다.
일반적으로 HLR 1대당 30만명 정도의 가입자 정보를 수용하기 때문에 피해규모는 최대 100만명에 달할 수 있으나 2번과 3번 국번을 관장하는 소프트웨어 중 일부가 다운돼 30만명의 통화가 불통된 것이다.
또한 사고 발생 직후 KT, KTF, LG텔레콤 등은 011의 불통에 따른 통화량 폭주에 대비, 상호접속장비를 차단함으로써 한동안 011의 2번 및 3번 국번대 전화가 두절됐다. 이에따라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피해는 30만명의 몇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011-2번과 3번 국번은 SK텔레콤의 서비스 초기에 가입된 충성도(로열티)가 높은 번호대이며 주로 서울, 경기 거주 가입자다. 이번 사고로 SK텔레콤의 브랜드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됐다. 아울러 SK텔레콤은 사고가 난 이후 2시간 반 동안이나 복구해내지 못해 위기대처 능력에도 흠집을 입게 됐다.
한편 이날 SK텔레콤에는 통화가 불통된 가입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