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동전화단말기 업계가 승승장구, 세계시장서 나홀로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인 단말기시장 위축으로 노키아를 비롯한 여타 빅5 업체들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은 CDMA 주도권을 장악하고 GSM(유럽형이동전화규격)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는 데 성공, 올 수출목표를 잇따라 상향조정하는 동시에 이의 달성도 낙관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메이저 업체들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높아진데다 큐리텔, 팬택, 텔슨전자 등 중견업체들도 탄탄한 기술력을 통해 대형 자체개발주문생산(ODM)·주문자부착생산(OEM) 업체로 성장한 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간판기업 삼성전자는 올초 2002년 이동전화단말기 목표생산량을 작년보다 300만대 가량 늘어난 3200만대로 잡았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수출물량이 작년동기 대비 100% 가량 늘어난 710만대를 기록하자 내부적으로 올해 목표치를 3800만대로 상향조정했다.
지영만 삼성전자 상무는 “전세계적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수출물량이 기대 이상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올해 수출물량이 당초 목표보다 600만대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670만대를 수출했던 LG전자도 올해 1100만대 가량을 해외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하반기부터는 GSM 단말기 판매 확대 등으로 수출 물량이 목표치보다 훨씬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는 올 1분기 판매량에서 노키아와 모토로라에 이어 빅3로 진입했고 LG전자는 5위권에 접근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1분기 출하량 기준으로 작년동기대비 46.2% 증가한 반면 노키아는 6.2% 줄어 업계에 ‘삼성 경계보’가 발령됐다.
중견 업체들도 수출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업무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팬택·큐리텔은 올해 처음으로 수출 1000만대 시대를 열 전망이다. 신동진 팬택 상무는 “팬택과 큐리텔이 통합되고 GSM시장에 진출하면서 올해 1200만대 단말기 수출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4만5000대의 단말기를 수출한 텔슨전자도 최근 동남아시장 진출을 추진, 수출목표를 50만대에서 55만대로 올려 잡았다. 지난해 2억달러어치를 수출한 세원텔레콤도 올해는 이를 5억달러까지 늘릴 계획이다.
산업자원부는 △세계경기 회복 △교체수요 증가 △GSM시장 점유확대 등으로 올해 이동전화단말기 수출이 지난해보다 29.6% 늘어난 9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자원부 디지털전자산업과 윤상직 과장은 ”이동전화단말기 성장성과 수익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