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와 한국정보보호진흥원(KISA)·전자신문이 전자서명의 생활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이달부터 오는 9월까지 4개월 동안 IT업계는 물론 일반 기업과 개인들의 전자서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용을 독려하기 위해 공동캠페인을 펼친다.
‘생활속의 전자서명’을 주제로 한 이번 캠페인은 인터넷을 보다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자서명 이용을 활성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IT코리아를 위한 신뢰받는 인터넷 환경구축에 목적을 두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통해 정보통신부와 KISA·전자신문은 전자서명의 필요성과 효용성을 부각시키고 각종 세미나를 열어 관련기술의 개발도 촉진할 계획이다.
◇전자서명과 활용분야=전통사회에서 상거래시 본인을 확인시켜 주고 거래행위를 법적으로 보호받기 위한 수단이 인감(도장)이었다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사회에서는 디지털인감, 즉 전자서명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이 전자서명은 지난 99년 전자서명법 제정으로 법적효력을 갖게 되면서 인터넷 쇼핑몰과 인터넷뱅킹·사이버트레이딩 등의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특히 공인인증기관이 전자서명을 인증해주는 공인인증제도가 동시에 실시됨으로써 금융권은 물론 전자입찰·인터넷 민원 등 정부의 업무에도 전자서명은 이제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전자서명이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전제조건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공개키기반구조(PKI) 기술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PKI기반의 전자서명을 사용하게 되면, 본인확인은 물론 거래내용의 위·변조나 거래사실에 대한 부인을 막을 수 있다.
◇캠페인 추진배경=전자서명은 인터넷을 통한 전자상거래 시대에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솔루션임에도 인식부족으로 널리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2000년의 경우 한국정보인증·한국증권전산·금융결제원 등 3개 공인인증기관이 발급한 공인 인증서(전자서명)는 개인 1만8470건과 법인 8337건 등 모두 2만6845건에 불과했다. 한국전산원과 한국전자인증이 공인인증기관 대열에 합류한 2001년에는 공인인증서 발급실적이 개인 129만3850건, 법인 20만7450건이었으며 지난달 중순 개인용 공인인증서 발급건수가 200만건을 넘어섰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는 활용영역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개인용 공인인증서 200만건 가운데 197만여건이 금융결제원 발급이며, 그나마도 현재 총 인터넷뱅킹 계좌수가 1100만계좌인 것을 감안하면 20%도 채 못되는 소수만이 공인인증서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부는 올해말까지 공인인증기관의 전자서명 이용인구를 1000만명으로 늘리기로 하고 관련 법규를 보완하는 한편 전자서명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다.
물론 모든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이용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공인인증서를 이용하게 되면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앞으로 한국무역정보통신을 포함한 6개 공인인증기관끼리의 상호연동과 정부 인증시스템(GPKI)과의 연동문제가 해결되면 공인인증서 한장으로 인터넷뱅킹·무역·사이버트레이딩·온라인민원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업무 및 생활이 한층 편리해진다. 또 정부가 구축하는 전자정부에서도 전자서명은 필수로 적용될 예정이다. 전자서명 없이는 인터넷 비즈니스를 논하기 어려운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통부와 KISA·전자신문이 공동으로 캠페인을 실시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어떻게 추진되나=정통부와 KISA·전자신문은 전자서명 이용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전자서명 시범사업 △전자서명 인식제고 △세미나 개최 등이다. 시범사업의 경우 이미 공모를 통해 4개 과제가 선정됐으며 이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전자계약·대학학사행정·보안PC 및 그룹웨어 분야에 PKI솔루션 업체와 인증기관·수요처 등이 컨소시엄으로 참여한다.
전자서명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전자서명 이용절차를 담은 안내책자 5만부를 제작해 이달중에 배포하고, 7월에는 리플렛 100만부와 전자서명의 편리함을 강조하는 포스터 10만부, 스티커 1만부를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10월에는 금융기관·ISP·인터넷쇼핑몰 업체·소비자단체 등을 대상으로 분야별 전자서명 성공사례를 발표한다. 이와함께 8월 한국PKI포럼(의장 이용태) 주최로 전자서명인증 워크숍을 개최하고 9월에는 한·일 공동 국제PKI 심포지엄을 열어 PKI상호연동 및 무선PKI기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정통부는 현재 잠재수요가 가장 많은 인터넷뱅킹과 사이버트레이딩 부문에서 전자서명을 활성화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공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이의 일환으로 ‘생활속의 전자서명’ 고정칼럼을 신설, 전자서명의 개념과 적용분야·성공사례·외국사례 등을 매주 1회씩 기획기사로 게재한다. 이밖에 행사 중간에 전문가 좌담회 등도 개최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