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
인구 310만명에 불과한 아랍에미리트는 국제 물류중심지로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서남아시아·중앙아시아 등 20억명 인구의 시장을 한손에 움켜쥐고 있는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UAE는 현재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물류중심지에서 이 지역의 IT분야 허브(중심)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를 모색 중이다.
UAE의 전화·인터넷·PC 등 정보통신기기 보급률은 최고 수준으로 아시아 42개국 가운데 각각 4∼9위권을 차지하는 등 이미 IT산업에 있어서는 주변지역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앞서나가고 있다. 특히 이동전화 보급률은 100명당 71.96대(이하 2001년 기준)며 인터넷호스트수 역시 1만명당 228.53개로 각각 4위와 6위로 오히려 한국보다도 앞서고 있다.
또한 2003년 하반기나 늦어도 2004년 상반기부터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목표로 현재 관련 해외 8개사의 장비 및 기술에 대해 검토 중이며 이르면 이달 말경에 시범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UAE가 중동·아프리카·서남아시아의 IT분야 중심지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은 두바이인터넷시티(DIC)를 보면 알 수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지난 1999년부터 기획돼 2000년 10월 문을 연 DIC는 ‘중동의 실리콘밸리’다. 두바이미디어시티(DMC)·두바이아이디어오아시스(DIO)와 함께 ‘테콤(TECOM:Dubai Technology, E-commerce and Media Free Zone)’을 형성하며 IT중심의 경제변혁 중추역할을 맡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다국적 IT기업들인 마이크로소프트·오라클·인텔·컴팩·코닥 등 전세계 320여 IT관련사들이 입주해 있으며 추가적으로 200여 IT업체들이 입주 대기 중이다.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확장공사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2003년 4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DIC에서는 외국업체의 입주 및 투자유치를 위한 각종 혜택이 제공된다. 100% 외국인투자가 가능하고 각종 세금이 면제되며 금지된 부동산의 소유권이 50년 장기임대 형태로 인정된다. 이와 함께 ‘번잡함 없이(hassle-free)’라는 모토로 사업을 진행하는데 별도의 타기관 접촉 없이 DIC 내에서 원스톱 처리가 가능토록 했다.
또 부속기관인 지식마을(Knowledge Village)에서는 전세계 최초의 인터넷대학인 ‘온라인학습(e-Learning)’을 통해 DIC 내에서 모든 교육과 연구가 상호간의 교류를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중동의 경우 2005년까지 전자학습 시장규모가 전체적으로 15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DIC에는 IT업체와 함께 DMC가 별도로 마련돼 있어 CNN·로이터·CNBC 등 세계 굴지의 방송 및 통신사와 전자출판·광고대행 등 미디어 유관업체들이 입주해 있다. DMC는 미디어를 위한 전문단지로서 UAE가 역내 정보커뮤니케이션기술(ICT) 및 미디어산업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 육성 중이다. 또 DIO는 기업인·인큐베이터·벤처캐피털리스트와 관련, 이익단체들이 새로운 경제경영 아이디어가 최대한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경영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UAE 정부는 전자정부의 완전구축을 목표로 연일 e-government를 외치며 중앙과 지방부처에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있으며 이를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한 각종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은 오는 2005년부터 시행될 걸프연안국(GCC) 경제공동체 출범으로 UAE의 중개무역 기반이 축소될 우려에 따른 대안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UAE 정부는 40년전 두바이의 중심을 가르는 바다 물길인 ‘크리크(Creek)’의 준설이 오늘날 무역의 중심지인 두바이를 만든 것처럼 DIC가 전자비즈니스를 통해 두바이와 UAE를 더욱 발전시키는 새로운 ‘e크리크’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이집트-정부의 강력한 IT드라이브 정책으로 중동·아프리카의 IT허브 목표
이집트 정부는 ‘산업화에는 늦었지만 정보화에는 뒤처질 수 없다’는 슬로건을 내놓고 IT산업을 주력산업으로 집중 육성해 국가경쟁력 향상을 도모한다는 장기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이 계획의 주요내용을 보면 먼저 IT전문가를 향후 5년간 매년 5000명씩 양성하고 이를 통해 1인당 생산성도 연간 2만달러 이상의 수준으로 높인다는 전략이다. 또 IT용품의 경우 관세 및 판매세를 인하하고 IT산업 투자자들에게 5년간 면세기간을 제공하는 등 규제를 완화했으며 동시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나이실리콘밸리(Sinai Silicom Valley)·인텔리전스빌리지(Intelligence Villege)·인터넷시티(Internet City)·미디어생산자유지역(Media Production Free Zone) 등 IT관련 산업단지를 건설해 외국기업과 자본유치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집트의 IT산업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유아기에 비유될 정도로 주변 IT후진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유선전화 라인은 800만회선 정도로 보급률이 12%다. PC사용인구는 100만명, PC보급대수는 90만대, 인터넷사용자수는 약 50만명이다. 그리고 이동전화사용자수도 340만명 정도로 보급률이 5.2%에 그치고 있는 등 아직 정보화지수는 낮다.
그러나 IT보급률이 낮은 것은 인구가 6600만명에 이르는 등 거대인구에 기인한 것으로 인터넷 사용인구가 매년 20%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까운 시일 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에서 최고 수준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이같은 IT산업에 대한 강력한 드라이브 정책으로 UAE의 두바이가 이루려는 중동·아프리카의 IT중심지 및 전자상거래센터 자리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다. 이집트는 이미 중동 각국에 200만명 이상의 자국민들이 진출해 기술 및 회계직 등 중간관리직에 종사하고 있으며 매년 20여편의 영화를 제작하는 등 아라빅콘텐츠와 소프트웨어가 풍부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또한 이집트계 미국인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인구 6600만명의 거대시장을 발판으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 못할 잠재력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는 하드웨어의 경우 이미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초기에 막대한 투자자본이 소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량수입에 의존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소프트웨어 산업과 인터넷콘텐츠 산업의 육성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다국적기업의 하청생산국으로 전락한 인도의 소프트웨어 개발전략을 지양하고 독자개발을 추진 중인 이스라엘을 벤치마킹하는 등 지원제도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의 신규수요 창출 및 정보인프라 구축을 위해 IT전문가를 정부부처 및 산하기관에 파견해 평가작업을 거쳐 관련 마스터플랜 작성을 최근 완료했다.
현재 자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의 89%가 불법해적판으로 SW산업 개발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파악하고 있는 정부는 소프트웨어에 부과하는 관세·판매세·서비스세 등 모든 세제를 대폭 낮추는 한편 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을 강력하게 단속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드라이브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IT산업이 극복해야 할 문제는 산재해 있다. 이집트 정부의 마스터플랜에는 단기간에 달성하기 힘든 무리한 부분이 많으며 권한의 위임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 특히 하부의 역량부족과 관료주의로 인해 계획이 제대로 실행되기가 힘들고 실행되더라도 상당한 기일이 소요된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한 전반적으로 통신시스템이 낙후돼 있는 데다 거대 국영기업인 텔레콤이집트의 민영화 및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IT산업 부흥의 필수조건인 인터넷전용선·ASDL·XDSL·ISDN 등 고속통신망의 사용요금이 아직까지는 일반인이 사용하기에는 버거울 정도로 고가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컴퓨터 및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고 세관 등 정부 각 부처에 만연한 관료주의, 그리고 은행 등 금융기관의 온라인 전산망 구축지연 등 낙후된 사회시스템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리=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무역관 임의수 관장
두바이 최대의 전자제품 양판점인 ‘플러그인(Plug-In)’에 들어서면 우선 오른편 입구에 국내 한 가전업체의 60인치 대형 벽걸이TV가 눈에 들어온다. 이 가전업체에서 약간 안쪽으로 들어가면 또다른 국내 가전업체의 모바일폰 전시장이 있으며 이곳에는 항상 여러 명의 현지인들이 구매상담을 벌이고 있다. 그리고 천천히 매장안을 둘러보면 PC·TV·카메라·위성수신기 등 품목별 코너마다 다양한 국산 전자제품들이 소니·히타치 등 일본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진열돼 있다. 이런 모습은 2년전 이곳에 부임할 당시와는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로 큰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UAE에 대한 IT관련제품 수출은 최근 몇 년 동안 눈부신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 특히 2000년에 수출실적이 5위에 머물렀던 휴대폰의 경우 작년에는 1억5400만달러로 2위, 올들어서는 4월말 현재 7000만달러로 단일품목으로는 가장 많은 금액을 수출했다. 이렇게 단기간 내 수출이 급신장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국산제품의 통화품질이 우수한 데다 소비자 기호를 바탕에 둔 신모델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달에는 S사가 컬러액정 제품을 런칭해 고가품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현지시장을 선도해온 노키아·모토로라 등을 위협하고 있다.
이밖에도 매년 큰 폭의 수출신장세를 보이고 있는 IT관련제품으로는 벽걸이형 TV, LCD 모니터, 노트북 컴퓨터, 보조기억장치, 컴퓨터 부품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은 저가의 중국산에 고전하고 있는 일반 소비재 수출을 대체하며 새로운 수출 주력품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국가들 중 정보화수준이 가장 앞선 UAE의 경우 스토리지 및 솔루션 서비스분야 성장도 매우 빠른 편이나 이제까지 우리의 수출은 하드웨어 분야에만에 치중돼 있어 향후 수출신장에 한계가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기업들의 투자가 늘고 있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고객관리시스템(CRM) 등과 같은 솔루션분야의 진출노력이 요망된다.
또한 역내 IT분야의 중심을 지향하는 UAE는 통신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해 향후 2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우리 업체들도 3세대 이동통신기, 텍스트·음성·그래픽을 융합한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등에 대한 기술투자로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UAE 통신프로젝트 시장진출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월드컵이 개막된 요즘 시내 백화점에서는 통로 곳곳에 설치된 국내 가전업체들의 로고가 선명한 대형 프로잭션TV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축구경기를 중계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럴 때마다 저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전자제품과 함께 현지시장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우리 자동차를 떠올리며 ‘이들 쇼핑객 중에 국산자동차를 타고 온 사람은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을 던져보곤 한다.
<임의수 관장 ktcdxb@emirates.net.ae>
◇이집트 카이로무역관 황민하 관장
이집트 정부도 UAE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IT드라이브 정책을 펼치는 등 IT시장이 급신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둘러 진출하는 것보다는 중장기적인 플랜으로 서서히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집트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선마이크로시스템스·IBM·오라클·시스코 등 거대 다국적 IT기업들이 일찌감치 진출해 있어 자사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그리고 관련시스템을 무료로 제공하고 IT인력을 교육시키는 등 시장을 선점해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진출은 아직 미흡하며 특히 일련의 이유로 선진 기술국으로서의 이미지가 미약한 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우리나라 자동차가 신차시장에서 점유율 50%를 넘어섰으며 대형냉장고(600ℓ 이상)를 비롯한 가전제품, 디지털 위성방송수신기 등이 좋은 품질에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점유율이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어 좀더 노력을 경주한다면 기술한국의 이미지 정착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시스템, 네트워크장비, 출입통제보안장치, 광통신 관련장비, 무선랜 장비 등 시장형성 초기인 하이테크 하드웨어는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진출전략을 수립하고 이동통신단말기(GSM), 위성방송수신기, 컴퓨터모니터 등 우리기업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하드웨어 분야를 집중공략하는 것이 현시점에서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운수, 물류시스템, 인터넷보안 및 백신 SW, 통신망 확충기술을 현지 정보통신부 및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회사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벌이는 한편 ‘코란’을 응용한 교육 및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과 기존의 히트게임 소프트웨어를 아랍권 정서에 맞도록 재개발하는 노력을 펼쳐보는 것도 좋을 것으로 판단된다.
<황민하 관장 kotra@internetegyp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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