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하이닉스반도체가 주식가치 희석과 단기 수급악화에 대한 우려속에 급락했다. 3일 하이닉스는 전날보다 70원(10.14%) 내린 620원으로 마감됐다.
하이닉스 주식은 지난 1일 채권단의 전환 청구권 행사로 이날 42억2871만6093주가 추가 상장됐다. 기존 발행 주식수(10억1000만주)의 4배가 넘는 주식물량이 추가로 발행되면서 유통 주식수는 50억주 이상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단순 계산상으로 봐도 하이닉스의 주당 가치는 이전에 비해 5분의 1로 축소된 셈이다.
이 가운데 국민·신한·하나은행 등 출자 전환에 동의하지 않았던 물량 7억주는 곧바로 매물화될 수 있어 하이닉스의 수급상황은 당분간 좋지 않다는 평가다. 특히 이들 은행은 대부분 하이닉스와 관련한 대손충당을 어느 정도 마친 상태라는 점에서 주식 전환가, 708원보다 낮은 주가에서라도 보유 물량을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전환가격 708원 근방에 두꺼운 매물대가 생겨나면서 하이닉스 주가가 당분간 이 가격대를 상향 돌파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말까지 매각 제한 조치가 취해져 있는 출자 전환 은행들의 보유 물량 35억여주도 곧바로 시장에 매물화되지는 않겠지만 잠재 불안 요소로 남아있기는 마찬가지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준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발행주식 수의 증가는 회사 주당 가치를 희석시킨다는 점에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특히 단기간 매물화될 수 있는 주식도 많아 하이닉스 주가는 불확실성이 많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