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스테이션2(PS2)가 우리나라에서 발매된 지 4개월만에 본격 PS2 대회가 열린다. 코코캡콤(대표 전명옥)은 자사가 유통하는 캠콤의 인기 격투기 게임 ‘CAPCOM VS. SNK 2’를 지난달 정식 발매하고 ‘코코캡콤-조이맥스배 CAPCOM VS. SNK 2’ 게임대회를 오는 8일부터 장장 3개월에 걸쳐 진행한다.
◇PS2 판매가 부진한데 PS2대회가 가능할까
소니의 PS2는 지난 2000년 3월 출시된 이후 일본·미국·유럽 등 전세계 80여개 국가에서 지난해 말까지 약 2300만대 이상 팔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예상만큼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식을 줄 모르는 스타크래프트의 인기와 온라인 게임의 득세로 PS2는 올초 반짝 판매되는데 그쳤다.
PS2의 판매량이 저조한데 그것도 정식 발매한 지 반달 남짓된 타이틀의 게임 대회를 연다니 초반부터 무리한 마케팅이 아닐까. 이에 대해 코코캡콥의 이상구 사업본부장은 “스트리트파이터(캡콤 제작)와 킹오브파이터스(SNK 제작)의 유명 캐릭터들은 격투기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번쯤 빠져들었던 추억의 캐릭터들”이라면서 “이들 캐릭터가 총출동하는 ‘CAPCOM VS. SNK 2’는 게이머들에게 이미 익숙한 게임”이라고 말한다. PS2 판매는 예상밖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타이틀 판매는 이전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히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는 게 이 본부장의 생각이다.
◇라이벌관계가 탄생시킨 대전격투게임의 결정판
‘CAPCOM VS. SNK’ 시리즈의 탄생은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타이틀명을 조금이라도 열심히 뜯어본 사람이라면 이내 짐작할 수 있듯이 캡콤과 SNK 두 격투게임 대가의 라이벌 관계에서 시작됐다.
격투기 분야에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선두 자리를 주고받던 두 회사의 오랜 라이벌 관계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2001년(?) SNK가 문을 닫게 되면서다. 그런데 먼지가 보얗게 쌓인 드림캐스트 타이틀이 아니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한 SNK의 격투 캐릭터들이 오늘에도 살아숨쉬게 된 것은 역설적이게도 라이벌이었던 캡콤 덕분이다.
캡콤은 2000년 ‘CAPCOM VS. SNK’를 출시하고 SNK의 유명 캐릭터들을 PS2용으로 완벽히 이식해냈다. 그것도 캡콤의 유명 캐릭터들과 SNK의 유명 캐릭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결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CAPCOM VS. SNK’가 처음 출시됐을 때 게이머들은 흥분과 짜릿함을 넘어서는 충격을 맛보았다. 캠콤과 SNK의 캐릭터들이 서로 맞대결할 수 있다니…꿈의 대전이었다.
‘CAPCOM VS. SNK 2’에는 스트리트파이터의 ‘류’와 ‘켄’, 킹오브파이터스의 ‘교’와 ‘테리’를 비롯해 총 46명의 캐릭터들이 등장해 게이머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폴리곤이라는 광원효과를 사용해 게임의 박진감을 더했다. 캐릭터가 2D 그래픽인 점이 흠이라면 흠이다.
◇게임도 하고 도쿄 게임쇼도 보러가고
이번 대회에 우승 상품은 무엇일까. 바로 오는 9월 20일께 열리는 도쿄 게임쇼 참가비 일체를 지원받는 것. 도쿄게임쇼는 일본 컴퓨터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CESA)가 주최하는 세계 3대 게임쇼의 하나로 비디오 게임을 중심으로 한 게임의 현황과 전망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게임전시회다. 코코캡콤은 대회 신청자를 3개의 그룹으로 나눠 대회를 진행하고 각 그룹의 우승자 총 3명과 대회 신청자 중 추첨을 통해 뽑은 1명에게 도쿄게임쇼 참가 비용과 숙박, 교통 비용을 모두 지급할 예정이다. 이상구 본부장은 “PS2 게임은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처럼 실감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앞으로 PS2 대회가 많이 늘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대회일정
예선전 6/8∼8/17
결승전 8/24
접수방법 온라인 접수(www.kokocapcom.com/www.joymax.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