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디지털TV 판매 100만대에는 못미쳐도 70만대는 가능하다.’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주요 디지털 TV 제조업체의 판매 규모가 5월말 기준으로 한달 전에 비해 최고 250∼300% 늘어나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나온 낙관적인 전망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시장 주도적 업체들은 디지털TV 판매량 급증에 대해 “특히 지난달 26일 한국과 프랑스전 이후 상승세에 불이 붙었고 개막전 이후 불에 기름을 끼얹은듯 판매 확산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월드컵 바람을 타고 제조업체들이 보는 올 판매목표치 달성 가능성도 상당히 낙관적이다.
지난 4월말까지만 해도 삼성전자·LG전자 등을 포함한 제조업체들의 월간 생산량은 3만대 수준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연간 50만대 보급도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전망에 정통부와 산자부 관계자들이 애간장을 태웠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업계 스스로가 “연초에 비해 50% 이상 늘어난 수준의 공급이 가능하다”며 희망을 말하고 있다.
◇16강 청신호 디지털TV 구매 열풍 자극=지난 4월까지만 해도 다소 부진했던 디지털TV 판매는 5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5월부터 점화된 디지털TV 판매는 한국과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간 평가전이 치러진 지난달 26일 이후 구매문의가 부쩍 증가하는 등 그 열기가 고조되기 시작했다는 게 삼성전자와 LG전자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디지털TV 유통담당 박건춘 차장은 “보통 설치에 이틀 정도 걸리지만 당일날 설치해 주지 못한다면 즉시 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설치인력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며 “아날로그TV와 달리 설치한 후 튜닝을 해야 하는 디지털TV 판매특성 때문에 40대의 트럭을 렌트하고 수원공장에서 30명의 설계인력까지 지원받아가면서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업체 매출 목표 재조정=삼성전자는 당초 14만대 정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근의 열기가 이어진다면 올해말까지 2배 가까운 27만대 판매까지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최근의 대리점 공급상황을 볼 때 적어도 올해 30만대 이상, 대우도 5만대까지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사가 확신하고 있는 예상치만도 50만대를 이미 넘어선다.
◇구매 확산세 전망과 영향=유중현 전자산업진흥회 전자산업기기팀장은 “예년의 경우 디지털TV 수요는 6∼8월에 주춤하다가 10∼12월에 활기를 띠는 것이 보통”이라고 말하면서 “올해의 경우 이미 4월까지 예상보다 많은 18만7000대를 판매한데다 6월중 판매 급증세에 힘입어 상당한 공급 확산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고화질 디지털TV를 통해 월드컵 시청 경험을 가진 시청자들의 구매열풍이 아시안게임 때에도 이어질 전망인 만큼 업계의 판매목표 상향조정 움직임은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디지털TV 구매 확산 분위기로 업계는 기술개발과 가격인하 등에도 상당히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TV 보급확대에 따른 양방향 데이터서비스·부가서비스 본격화를 모색하고 있는 정통부의 정책실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