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 우리가 연다>(32)ETRI ITS시스템 연구실

 서울에서 바이어와 오후 1시에 계약이 있는 김 대리는 오전 11시 서둘러 차를 몰아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왔다. 지난해만 해도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던 톨게이트 때문에 짜증부터 났으나 이제는 지능형교통체계(ITS) 도입 덕분에 시속 100㎞로 그냥 지나가도 되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발급받은 크레디트 패스카드와 능동형 단거리무선통신(DSRC) 덕분이다. ITS의 일종인 능동형 DSRC는 근거리 무선통신을 통해 여러 대의 차량단말기와 노변 기지국간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톨게이트의 요금소를 최대 시속 180㎞로 통과하더라도 운전자가 소지한 크레디트 패스카드를 자동으로 읽고 통행료는 다음달에 카드 사용내역에 바로 정산된다.

 우리나라의 ITS가 자리잡은 10년 후의 고속도로 모습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대역무선기술연구부의 ITS시스템연구팀(팀장 임춘식)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ITS 및 차세대 기술을 연구하는 중심지다.

 ITS는 막대한 물류비용이 손실되는 복잡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선이동통신기술과 차량·도로·매체간 진보된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해 도로교통 정보를 신속히 수집하고 이용자에게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배하는 신개념의 도로교통체계다.

 ITS의 서비스에 적용되는 대표적인 단거리 무선패킷데이터 통신기술은 용도에 따라 크게 비이콘·수동형 및 능동형 DSRC·룰러통신 등 3개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능동형 DSRC통신 방식을 표준으로 선정, 점진적인 전국 보급을 앞두고 있다.

 능동형 DSRC는 차량단말기와 노변 기지국간 5.8㎓ 대역에서 통신 셀 크기가 수미터에서 수백미터에 이르고 전송속도는 양방향 링크가 1Mbps 이상인 무선패킷통신 방식이다. 1대의 노변기지국이 여러 대의 차량단말기와 다중접속할 수 있으며 주파수 재사용을 위한 노변기지국간 거리가 최소 60m 이상으로 수동방식에 비해 셀 크기가 크고 주파수 재사용 특성이 우수한 장점이 있다.

 ITS시스템연구팀은 앞으로 다양한 ITS서비스를 제공하고 정보를 효율적으로 분배할 수 있는 모바일 오피스 에이전트 기술과 밀리미터파대 차량간 센서기술 및 다이내믹 무선 존 제어기술, 차량과 도로 차량간 네트워킹 제어기술, DSRC·ADSRC 기반 모바일 IP계층 구현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연구진은 또 서비스 포워팅 제어 및 모바일 인터넷 제어, 고속 핸드오프기술 개발 등 차세대 ITS 도로정보화를 위한 핵심 기반 기술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춘식 팀장은 “앞으로는 단순 이동수단이던 자동차를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도로를 접목시켜 이용자의 공간이동 등에 따라 ‘움직이는 사무실’로 변신시키는 도로정보화와 함께 차량 내 셋톱박스 형태의 단순하고 고기능화된 통합단말기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