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타깃으로 개발했다. 하지만 흔한 2D 플래시애니메이션이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풀3D 웹애니메이션이 등장해 네티즌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온라인상의 애니메이션하면 ‘마시마로’ ‘졸라맨’ 등 플래시애니메이션을 떠올렸다. 이들 1세대 온라인 애니메이션들이 소위 대박을 터트린 이후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플래시로 간단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웹상에 쏟아부었기 때문. 하지만 이들 작품의 대부분이 비슷한 주제 그리고 유사한 캐릭터와 그래픽으로 네티즌에게 어필하는데 실패했다. 이에 단순명료한 2D 플래시애니메이션과 차별화된 웹전용 풀3D 애니메이션이 제작돼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이 한동일 감독의 ‘게으른 고양이 딩가’와 최영규 감독의 ‘오베이비’.
‘딩가’는 하나로통신과 북한의 민족경제협력합회 산하 삼천리총회사가 합작으로 제작하고 있는 작품. 편당 1분 내외의 스폿애니메이션으로 총 33편이 기획돼 있으며 현재 26편까지 온라인상에서 소개돼 있으며, TV시리즈에 버금가는 제작 퀄리티를 자랑하는 작품이다.
‘게으른 고양이 딩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엄청나게 게으른 아기고양이인 딩가와 그의 애완견인 푸코가 메인캐릭터로 등장한다. 딩가는 주변의 다른 고양이로부터 따돌림을 받는 ‘왕따’ 고양이다. 하지만 딩가는 그런 상황을 싫어하지 않는다. 딩가는 사교를 하는 것조차도 귀찮기 때문. 딩가는 천연덕스러운 여유로움으로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아가며 사는 것이다. 딩가의 애완견인 푸코는 오히려 딩가보다 더 게으른 강아지다. 딩가가 자신의 등위에서 잠을 자든 아무 관심이 없다. 하지만 딩가가 편히 쉬고 있는 자신을 밀치면 그때는 보복을 한다.
스토리만 보면 왠지 따분할 것 같다. 하지만 딩가와 푸코 그리고 편마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귀엽고 깜찍한 동작과 상황설정은 ‘게으른 고양이 딩가’를 대중적인 작품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최영규 감독의 지휘하에 매직큐브가 제작중인 ‘오베이비(Obaby)’도 잘나가는 웹애니메이션.
‘게으른 고양이 딩가’보다는 훨씬 긴 편당 4, 5분의 러닝타임을 갖고 있는 ‘오베이비’는 환경을 주제로 한 코믹액션 풀3D 애니메이션이다. 총 26편 가운데 현재 5편이 제작돼 절찬리에 웹상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작품.
지상천국의 평화로운 돌섬인 오베이비랜드. 어느날부터 이 돌섬에 비양심적인 어른들로 인해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달갑지 않은 해충인 파파리(파리), 모지리(모기), 바쿠리(바퀴벌레)들이 들끓는다. 벌레들의 갑작스런 공격에 둔이, 탕이, 핀이 세 주인공 오베이비들이 등장해 이들 벌레와의 한판 전쟁을 펼친다는 스토리다.
‘엽기’ ‘촌티’ 등 네티즌들에 익숙한 플래시애니메이션 주제가 아닌 ‘환경’을 다뤄 다소 딱딱하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친근감이 뛰어난 귀여운 캐릭터와 스토리전개의 흥미로움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초 열린 ‘미디어_시티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2002의 국제공모전’에서 네티즌들에게 가장 크게 어필해 네티즌상을 수상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