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KT지분 인수가 당초 목적대로 오버행(주식 잠재매물부담) 문제 해소, 시내망 중립성 확보를 위한 것이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가 며칠간 대폭 떨어졌지만 다른 통신 종목과 달리 시장수익률을 크게 상회한 것도 그런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최근 KT지분 확보와 관련해 눈코 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조성해 상무는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이 동의하는 것처럼 KT지분 인수를 ‘잘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주주로부터 주가하락 때마다 원성을 들어온 오버행 문제가 해소된 것에 대해 더없이 홀가분하게 생각하고 있다.
“KT와의 오버행은 우리가 감내해야 할 족쇄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이번 KT지분 인수는 이 문제를 보다 능동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조 상무는 이번 KT지분 인수에 소요되는 약 1조9000억원의 자금 조달에도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일부 차입금 도입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단기적으로 모두 상환가능하다는 얘기다.
“올해 예상 실적을 감안할 때 약 2조원의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이같은 실적만 달성된다면 현재의 KT지분 인수자금은 회사 전체의 유동성은 물론 장기적인 자금 흐름에서도 그리 문제되지 않습니다.”
조 상무는 2분기 실적도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1분기중 통화료 인하, 접속료 조정 등 난제가 돌출한 상황에서 좋은 실적을 거둔 만큼 2분기도 실적 호조세 유지가 충분히 가능하다”며 “무선인터넷 부문의 급성장세를 바탕으로 미래사업 부문의 실적 검증 역시 자신있다”고 말했다.
최근 SK텔레콤은 해외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설명회(IR)를 통해 KT지분 인수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를 얻기도 했다. 특히 지난주말까지 진행된 유럽지역 IR에서는 현지 통신업체와 미주 지역 통신업체 주가가 기를 못펴는 상황에서 예상밖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 SK텔레콤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훨씬 좋습니다. 특히 KT지분 인수로 시내망 활용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점, 이동통신서비스에 대한 확고한 시장 선도력 등이 외국 투자가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얻게 된 배경인 듯합니다. 최근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단기적인 불확실성만 제거된다면 외국인 투자도 크게 확대될 것입니다.”
조 상무는 최근 증시는 물론 통신시장 전체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KT지분 처리 방향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같은 중대한 결정이 지분 확보 며칠만에 이뤄질 수도 없는 것이고 조급하게 처리할 일도 아니다”고 말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