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나락으로 주저앉고 있는 PC주의 회복은 불가능한 것일까.
정보기술(IT) 산업의 경기를 가늠하는 척도이자 반도체, 전자부품 등 연관산업 파생효과가 큰 PC주가 최근 추락하는 증시와 함께 급락하면서 언제쯤 되살아날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단 최근들어 하락폭이 컸던 PC주가 단기적으로는 기술적 반등이 예상되지만 실적에 바탕을 둔 추세적 상승은 올 3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반영하듯 4일 증시에선 PC 대표주인 삼보컴퓨터가 전날보다 2.5% 이상 떨어진 1만1300원에 마감된 것을 비롯해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관련 2종목도 보합 내지는 2%대의 하락을 기록해 최근 며칠간의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PC주의 계속된 하락 현상을 원달러 환율 급락에서 찾고 있다. 수출이든, 내수든 마진폭이 절대적으로 작은 PC산업에서 최근의 환율 하락은 매출에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재고량을 많이 가져가지 않고 그때그때 주문량만을 생산, 처리하는 상황에서 하루가 다르게 원화가치가 상승, 해당업체의 월 실적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며 “2분기가 전통적 비수기인 점도 주가상승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수출에 주력하는 삼보컴퓨터가 환율에 발목이 잡혀있는 동안 현주컴퓨터, 현대멀티캡 등 내수 주력 업체들은 채산성에 덜미가 잡혀있다. 채산성 부담을 상쇄할 수 있을 만한 내수 물량이 터지지 않는 한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수출, 내수에서 공히 현재의 악조건을 타개할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은 미국시장을 비롯, 국내시장에서 PC 수요가 살아나는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는 미국 IT경기가 회복되고 내수시장에서 소비자와 기업수요가 촉발되는 시점이 곧 PC주의 본격적인 주가상승 시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맥을 같이 한다.
증권가 PC전문 애널리스트들은 하반기부터 PC산업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해 3분기 말부터 본격적인 PC주 상승세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송민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말 소비자 시장이 먼저 회복되고 이후 기업용 교체 수요가 뒤따르면서 PC산업은 IT경기 회복 확인시점의 최대 수혜종목이 될 수도 있다”며 “지표상으로도 현재가 한국과 대만 PC종목들의 주가가 바닥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민후식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올해 전세계 PC판매량이 1억3100만대 안팎으로 지난해에 비해 4% 가량 성장할 것으로 보여 하반기부터는 산업 회복세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3, 4분기 계절적 수요와 함께 해당업체의 실적도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