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만세, IT코리아 만세.’
한국축구가 마침내 4일 부산에서 열린 대 폴란드전에서 월드컵 출전 사상 첫승을 거뒀다.
폴란드전 승리로 16강 진출의 첫 관문을 통과함에 따라 4800만 국민들과 함께 한국의 월드컵 1승을 염원해 온 정보기술(IT)업계의 월드컵 마케팅 열기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승이 갖는 기업의 마케팅 효과는 정확히 수치로 나타낼 수 없지만 수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국의 16강 진출이 확정될 때까지 IT업계는 전사적인 차원에서 월드컵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폴란드전에서 거둔 한국의 월드컵 첫승은 무엇보다도 개막식 행사를 통해 전세계를 놀라게 한 IT강국-코리아의 위상을 한층 높여 IT제품을 중심으로 한 수출증대와 투자유치 확대 등 막대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미시경제실장은 “월드컵 승리는 기업에는 투자확대와 외자유치를, 국민에게는 사기진작과 활력을 주고, 시장에는 소비심리 확대에 따른 경기진작 효과를 부여하기 때문에 그 효과는 천문학적”이라고 말했다.
우선 월드컵 효과를 노린 업계의 집중적인 매체광고 등 월드컵마케팅이 1승에 탄력을 받아 그 효과가 배가·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16강 가능성이 급속히 높아지면서 현재의 광고효과를 한 달 내내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업계는 월드컵을 계기로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광고물량을 쏟아붓고 있는데 이 가운데 축구를 활용한 광고효과는 상대적으로 더욱 가치가 높아진다.
또 업계 입장에서 볼 때 월드컵 1승은 자칫 잃어버릴 수도 있던 월드컵 마케팅 대상(소비자)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더욱 늘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은 축구 팬이라기보다는 2002 월드컵 팬이다. 따라서 어제의 승리가 없었다면 ‘축구팬’이라기보다는 애국심에 바탕을 둔 ‘한국팬’인 비열성팬의 관심은 크게 수그러들 것이 확실했기 때문이다.
월드컵 마케팅을 통한 소비진작 측면에서도 이번 1승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 기업들은 1승 또는 16강 진출을 전제로 각종 경품을 걸면서 월드컵 붐을 조성하고 있다. 이번 1승은 월드컵 16강 진출의 절반의 성공이다. 16강에 들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이벤트 경품이 주인을 찾아간다. 설령 16강 진출이 안되더라도 1승과 우리 선수들이 넣은 골만으로도 수억원이 소비자들에게 돌아간다.
각종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경품의 대부분은 주인공들이 한 턱 쏘거나 주인공을 들뜨게 해 그 이상의 현금을 시장에 풀어 놓는다. 이에 따라 경기진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어제 경기에서 우리 선수가 넣은 골 수에 10만원을 곱한 금액을 1만3000명에게 지급한다. KTF·SK텔레콤 등도 1승에 따른 뒤풀이 비용과 골당 이벤트 상금을 지급한다. 가전업체들도 TV 한 대를 더 주는 이벤트를 실시하는 등 전 업종에 걸쳐 이벤트는 너무 다양하다.
특히 이번 이벤트들의 대부분은 국내 보험에 들어있고 국내보험사는 이미 외국보험사에 재보험 들어있기 때문에 손해 날 것이 하나도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역으로 국내 보험사에 돌아오는 보험료가 우리가 지급한 것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여러 면에서 이번 1승과 16강 절반의 확신은 우리 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된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