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블로직(PLD)업계와 반도체설계자동화(EDA)업계가 SoC시장을 두고 시장재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집적의 SoC를 빠르게 설계하기 위해서는 수천만게이트의 PLD와 이를 지원하는 EDA툴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군으로는 나노미터(㎚)급 SoC 공정과 반도체 오작동 검증에 적용할 수 없는 것도 한 이유다.
PLD업체들은 CPU·플래시메모리 등 칩 구성에 필수적인 반도체 지적재산(IP)을 기본 블록에 장착, ‘시스템온프로그래머블칩(SoPC)’ 또는 ‘플랫폼프로그래머블시스템’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SoC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자일링스는 지난해 내장형(임베디드) FPGA ‘버텍스Ⅱ’를 내놓아 SoC시장에 진출했고 이어 ‘버텍스E’, 최근에는 ‘버텍스Ⅱ Pro’를 출시하는 등 SoC부문에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버텍스Ⅱ Pro’는 IBM의 파워PC 프로세서와 로켓 I/O의 멀티기가비트 시리얼 트랜시버를 내장, 말 그대로 시스템을 칩에 집적했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자일링스는 IBM과 전략적 제휴를 체결해 ‘버텍스II Pro’를 IBM의 0.13, 0.10미크론 구리를 기반으로 한 칩 제조 기술로 생산하기로 했으며 내달 12일에는 ‘프로그래머블 월드2002’를 한국에서 개최, 국내 기술인력을 대상으로 SoC 기술 및 산업 동향에 대해 소개하기로 했다.
알테라는 SoPC 솔루션 개발을 위해 PLD와 함께 각종 IP코어를 협력사들에 공급중이다.
SoPC의 대표제품 ‘엑스칼리버’는 ‘니오스’ 소프트코어에 이어 최근에는 200㎒까지 구동되는 ‘ARM922T’ 코어를 내장했으며 S램, 주변기기, 외부 메모리 컨트롤러, 소프트웨어 디버깅을 위한 JTAG 인터페이스까지 포함시켰다. 이달부터 공급에 들어가는 ‘스트래틱스’는 경쟁사에 비해 3배 이상 많은 메모리와 다종의 로직엘리먼트(LE), DSP 등이 내장됐으며 블록 기반의 설계방식이 가능해 개발시간을 단축시킨 것이 특징이다.‘머큐리’는 고속의 트랜스시버 ASSP의 기능과 고성능 PLD코어를 통합, 초고속 네트워크 장비시스템 업체 위주로 공급중이다.
알테라는 SoPC의 저변 확대를 위해 ‘SoPC 월드코리아(PLD 월드코리아)’와 온라인 세미나, ‘니오스 디자인 콘테스트’ 등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 아기어시스템스의 FPGA사업부를 인수한 래티스는 필드프로그래머블시스템온칩(FPSC) 제품군을 대거 확보해 시장공략에 나섰으며 이를 위한 별도의 디자인 키트와 합성툴 및 시뮬레이션툴 등도 제공한다.
고집적 SoC 개발을 위한 EDA업체의 경쟁은 PLD업체들보다 격심하다. 지난해 극심한 시장침체를 겪은 EDA업체들은 잇따라 SoC 지원툴을 내놓고 마케팅 활동에 나섰으며 시장 1위를 두고 접전을 벌이고 있는 케이던스와 시놉시스는 인수·합병을 통해 프런트엔드와 백엔드 분야의 토털 솔루션 제공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완료된 시놉시스와 아반티의 합병도 같은 맥락이다.
케이던스는 ASIC합성툴 ‘앰빗’을 중심으로 디자인키트, 라이브러리를 개발하기 위해 공급계약을 확대하고 있고 시놉시스는 SoC 물리합성툴 ‘피지컬컴파일러’에 이어 SoC 검증툴 ‘시스템C’를 내놓기도 했다.
신생 EDA업체인 신플리시티는 ‘신플리파이 ASIC’을 중심으로 SoC 통합툴에 대응하고 있으며 산업표준디자인언어(VHDL)로 제작해 일반구축, 일반 플랫폼에서 운영이 가능하다.
특히 이 회사는 대용량 SoC를 이른 시간내에 설계할 수 있도록 ‘멀티포인트’ 합성법을 개발하고 ASIC툴을 FPGA 디자인에도 적용, 원가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국내 EDA툴 및 검증장비업체 다반테크는 SoC 설계전 FPGA 시험보드 개발을 위해 로직익스프레스의 ‘프로토타입 시스템’툴을 공급하고 있고 디버깅 환경 구축을 위해 자체 개발한 ‘매직디버거’를 판매중이다. 또 SoC ASIC 설계를 위해서는 VDSM 기술에 기반을 둔 아반티 제품군을 공급중이다.
최근 조직을 개편한 첨단기술연구소는 LCD검증장비는 물론, MEMS기술을 이용해 RF칩을 개발하고 있고 산학연 공동 프로젝트도 준비중이다. 이밖에 이 회사는 중국 SMIC와 연계해 SoC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