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SBS의 월드컵 중계 시청률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각 지상파방송 3사는 지난 한국 대 잉글랜드 평가전을 시작으로 프랑스와의 평가전, 월드컵 개막전, 한국 대 폴란드 예선전 등 축구경기 중계의 시청률 순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치열한 시청률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21일 한국 대 잉글랜드의 평가전 중계에서 임주완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의 MBC가 시청률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와 닐슨미디어리서치 양사의 시청률 집계에서 모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다음으로 SBS·KBS2가 뒤를 이었다.
MBC·SBS·KBS 순의 시청률 순위는 5월 27일 한국 대 프랑스의 평가전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하지만 5월 31일 프랑스 대 세네갈의 개막전에서는 계속 꼴찌였던 KBS가 TNS미디어리서치 집계에서는 1위, 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에서는 SBS를 제치고 2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순위는 흔히 캐스터와 해설가 등 진행자에 대한 시청자들의 선호도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지적된다. MBC가 줄곧 시청률 순위에서 타사에 비해 우위를 점하는 이유도 임주완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의 진행력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황금 콤비로 유명한 SBS의 송재익 캐스터와 신문선 해설위원의 지명도가 가장 높은 한편, 이들의 튀는 진행에 거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에 비해 MBC의 임주완 캐스터와 차범근 해설위원은 차분한 진행과 전문적인 해설로 누구에게도 거부감을 주지않고 편안함을 주는 강점이 있다.
또 개막전 시청률에서 TNS미디어코리아 집계 1위, 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2위를 차지한 KBS는 서기철 캐스터와 허정무 해설위원의 진행이 그동안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지만 변함없는 차분한 진행을 고수함으로써 잔잔한 호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 축구광인 탤런트 최수종이 가세해 축구 전문가 못지않은 해설을 곁들이며 시청률 상승에 크게 일조했다. 이밖에 KBS는 타사와는 달리 광고 없이 개막전을 진행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채널 고정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반면 SBS는 개막전에서 포루투갈의 축구영웅 에우제비오를 특별 해설자로 초빙했지만 특별한 차별점이 없는 해설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4일 열린 한국 대 폴란드 예선전은 지상파 전체 시청률 62.5%(TNS미디어코리아)와 74.7%(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해 지난 2000년 이후 방송 3사 최고의 시청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별로는 줄곧 상위를 지켜 온 MBC가 역시 큰 차이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올렸으며, SBS가 두번째, KBS가 또 다시 골찌로 추락했다. 이번에 KBS가 또 다시 추락한 것은 KBS 2TV로 축구를 중계함으로써 타 방송사와 똑같이 광고를 삽입해 차별성을 얻는 데 실패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방송 3사의 시청률 전쟁은 월드컵이 끝날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이 폴란드에 첫승을 거둠으로써 16강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자 한국이 16강전을 치를 경우 이 경기의 중계가 과연 사상 최고의 시청률를 경신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표>
지상파방송 3사의 주요 경기 중계 시청률(단위:%)
날짜 경기 TNS미디어코리아 시청률 닐슨미디어리서치 시청률
5월 21일 한국 대 잉글랜드 평가전 MBC:18.3, SBS:13.1, KBS2:9.5 MBC:17.3, SBS:13.2, KBS2:10.0
5월 27일 한국 대 프랑스 평가전 MBC:23.5, SBS:18.3, KBS1:12.9 MBC:20.8, SBS:20.6, KBS1:9.6
5월 31일 프랑스 대 세네갈 개막전 KBS1:23.7, MBC:19.5, SBS:10.0 MBC:23.8, KBS1:23.2, SBS:14.5
6월 4일 한국 대 폴란드 예선 MBC:31.4, SBS:20.4, KBS2:16.1 MBC:32.8, SBS:25.5, KBS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