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인쇄회로기판(PCB)사업에서 ‘일등 LG 달성’을 위한 의지의 불을 지피고 있다.
지난해 세계 정보통신 경기침체로 연초까지 인력감원 등 구조조정의 심한 몸살을 앓았던 LG전자 디지털마이크로서키트(DMC)사업부는 최근 한발 앞선 차별화된 기술개발 등을 통해 PCB시장에서 선두 기업으로 나서기 위한 전열 재정비에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LG전자 구자홍 부회장이 최근 경기도 오산 사업장을 방문, ‘끊임없이 앞으로 전진하라’는 뜻에서 ‘흑룡’이란 별도의 닉네임을 LG전자 DMC사업부에 부여하고 PCB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자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지금까지 구 부회장으로부터 닉네임을 부여받았던 에어컨사업부·냉장고사업부 등이 모두 1∼2년내 부진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놀라울 만큼 경영 실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마치 ‘성공의 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전자 DMC사업부는 이에따라 영업실적 부진의 늪을 빠른 시일내 탈출, PCB산업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분위기가 반전된 때문인지 매출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한 관계자는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을 설비 증설에 투자한 상황에서 경기침체란 복병을 만나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두었으나 최근 공장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적자구조 탈피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실적 개선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연구개발 분야에서도 효과가 톡톡히 나타나고 있다. 최근 첨단 제품인 임베디드(커패시터) PCB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것. 이 제품은 아직 물량은 적지만 맥스터데이터 등에 공급, 미래시장을 선점하는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삼성전기 등 경쟁업체들을 크게 긴장케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PCB의 원가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첨단공법인 네오맨해튼범프인터커넥션(NMBI)의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부 사업부의 지원도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해 계열사 매출 비중은 30%선에 머물렀으나 지금은 50%를 넘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 경기회복 지연에 따른 수출 부진을 내수에서 일부 만회함으로써 재도약의 힘을 비축하고 있다.
LG전자 DMC사업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의 부진을 깨끗이 털어버리고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오는 9월께 중국시장 진출을 꾀하는 등 세계 PCB시장에서 1위로 나서기 위한 밑그림은 이미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