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초고속 인터넷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는 VDSL 장비가격이 폭락을 거듭해 시장붕괴마저 우려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회선당 250달러 수준을 유지했던 VDSL장비 가격은 올 초 150달러로 급락한데 이어 최근 KT와 데이콤의 장비구매 입찰에서는 회선당 공급가격이 8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불과 6개월 사이에 60% 이상 하락하며 장비업체의 수익구조를 크게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4월 실시된 KT의 엔토피아 프로젝트에서 VDSL장비의 공급가격은 ADSL장비의 공급가격과 비슷한 수준인 회선당 78달러로 결정된데 이어 최근 데이콤의 구매입찰에서도 장비공급가격이 80달러대로 결정돼 VDSL장비의 가격하락 추세가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지 않고 일반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VDSL장비 생산업체들은 올 초 150달러 수준이었던 회선당 공급가격이 올 상반기안에는 120달러 아래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KT와 데이콤 등 통신사업자의 가격인하 요구와 장비업체간 과당경쟁 등으로 인해 80달러 수준으로 급락했다.
더욱이 VDSL 장비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다가 VDSL 시장의 신규 진출업체는 계속해서 늘고있어 장비가격 하락추세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KT와 데이콤의 장비구매 가격이 알려지면서 해외시장에서 국산 VDSL 장비에 대한 가격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데다 판로확보를 위한 국내업체간 가격인하 경쟁도 격화되면서 수출단가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장비업체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비업체의 한 관계자는 “차세대 네트워크장비로 주목받고 있는 VDSL장비의 가격이 업체간 과당경쟁 등으로 인해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에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VDSL장비의 수요부진으로 대량생산체제를 갖추지도 못한 상태에서 가격만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어 대응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과 같은 가격구조에서는 이익을 내는 업체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장비업체들이 제살깎기식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시장활성화 방안 마련에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