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대학의 시스템LSI 연구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야수우라 히로토 교수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국책과제로 추진 중인 시스템LSI 개발 거점 계획(실리콘 시 벨트 프로젝트:Silicon Sea Belt Project)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실리콘 시 벨트 계획’이라는 명칭도 야수우라 교수가 만든 것이다. 야수우라 교수의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SoC 전략과 성과를 알아본다.
―SoC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시스템온칩(SoC)과 시스템인패키지(SIP)를 포함한 시스템LSI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스템LSI의 대부분은 다양한 기능의 IP와 메모리 등을 한 칩에 집적한 내장형 시스템으로 구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SoC 기술만이 대규모 집적회로인 시스템LSI의 유일한 대안은 아니다. 다양한 형태의 SIP기술이 SoC의 경쟁상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규슈대학 등 일본에서는 SoC산업 강화 차원에서 인력양성이나 연구개발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일본에서는 후쿠오카를 중심으로 실리콘 시 벨트 후쿠오카(Silicon Sea Belt Fukuoka)로 명명된 시스템LSI 거점 개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 국가 프로젝트에서는 시스템LSI 연구개발을 위해 올해부터 5년간 매년 400만달러를 투입해 설계기술, CAD, 내장형 소프트웨어, 저전력 소비 시스템, 고주파칩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또 산업체에 직접 투입할 수 있는 공학도 양성을 위해 ‘시스템LSI 칼리지(http://www.slrc.kyushu-u.ac.jp)’를 2001년 말에 설립했다.
―고집적의 SoC를 설계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기술적 과제는 무엇인가.
▲첫째 설계의 생산성을 꼽고 싶다. 제품 주기는 짧아지는데 시스템LSI를 설계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가 문제다. 특히 아날로그 부문에서의 애로사항은 더욱 심각하다. 두번째는 내장형 소프트웨어 설계에 있어서 생산성과 신뢰성도 장애가 되고 있다. 셋째 통합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는 총괄적 기획, LSI설계, 테스트, 공정, 생산 등 모든 과정을 총괄하는 통합 디자인이 방식이 필요한데 이러한 시스템LSI의 새로운 설계방법이 아직 완벽하게 개발돼 있지 않다. 마지막으로 시스템LSI의 성공을 위해서는 새로운 응용 제품의 발굴이 급선무다. 이같은 SoC의 목표는 결국 사회의 정보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SoC산업을 확대하기 위해 기업·대학·정부 등이 해야할 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기업은 그들의 연구개발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고 대학은 SoC에 대한 다양한 기반기술을 개발하고 학생을 교육시켜야 한다. 대학이 SoC와 시스템LSI 기술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을 갖춰야 한다. 정부는 재정지원과 교육시스템에 대한 환경을 정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벤처 육성과 세금 혜택도 정부가 생각할 수 있는 적극적인 지원책이라고 본다.
―향후 반도체시장은 SoC의 경쟁력을 갖춘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데.
▲반도체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모델이 있다고 믿는다. 대만 TSMC나 한국의 삼성, 일본의 소니, 미국의 인텔 또는 IBM과 같은 다양한 성공 모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단 한 가지 성공사례를 집중 연구하기보다는 다양한 사례에 맞춰 시각과 대응전략을 여러가지 형태로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한국이 SoC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어떤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나.
▲한국은 SoC분야에서도 강국을 유지할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SoC가 미래 반도체산업의 유일한 대안은 아닐 것이다. 시스템LSI나 시스템 그 자체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SoC는 시스템을 구현하는 한 가지 방법에 불과하다. 어떤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 문제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히로토 야수우라 교수(yasuura@slrc.kyushu-u.ac.jp)
직책:규슈대학 시스템LSI 연구센터장, 규슈대학 정보과학 및 전자공학과 교수
연구분야:하드웨어·소프트웨어 디자인, SoC 디자인 계통 연구, 내장형 시스템 디자인 연구 등
주요 이력: 도호쿠대학 기계공학과 교수, 교토대 전기공학과 조교수, 버클리대학 연구원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