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선보인 IT신기술>(2)LCD모니터

 ‘첨단기술과 전통의 만남.’

 이번 월드컵 개막식 행사를 바라보는 AP·로이터 등 해외언론의 시각이다.

 이번 월드컵 행사에서 한국의 IT기술을 알리는데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국내 LCD모니터도 한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개막식 셋째마당 ‘어울림’에서 LCD모니터를 얼굴로 장식한 디지털 인형이 전통복을 입은 북치는 소녀와 어울려 노는 모습은 이날 개막식에 참가한 관객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마지막 넷째마당에서 나타난 대형 TFT LCD ‘에밀레종’과 그 속에서 나타난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 번쩍거리자 관중의 환호는 절정에 달했다.

 대형 TFT LCD는 15인치 LCD모니터 수십대를 가로, 세로로 연결해 대형 화면을 연출했으며 디지털 인형의 LCD에서는 인형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디지털 캠코더로부터 영상신호를 받아 수시로 달라지는 영상을 표현, 더 생동감이 넘쳤다.

 이번 월드컵 개막식에서 보여준 한국의 디스플레이 기술은 이제 한국이 더 이상 이류 디스플레이 국가가 아님을 나타냈다. 비록 아날로그 시대에는 소니나 마쓰시타 등 일본업체에 밀려왔지만 평판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한국이 세계를 주도하는 형국이다.

 삼성전자·LG필립스 LCD 등 세계 1, 2권의 LCD패널 업체를 기반으로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한 대기업, 이미지퀘스트·한솔전자 등 중견기업, 그리고 아이엠알아이·코니아·비티씨 정보통신 등 전문업체들이 세계 LCD모니터 시장과 LCD TV시장에서 주류로 부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미 세계 1위의 LCD모니터 생산업체로 부상했으며 LG전자 역시 LCD모니터와 LCD TV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세빗전시회에서 세계 최대 크기인 40인치 LCD TV를 선보여 평판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TV시장까지 석권할 태세다. 이번 월드컵은 국내 LCD모니터 업체들의 치열한 마케팅 장이기도 하다. LG전자는 프랑스 대표팀에 접는 모니터를 후원했으며 삼성전자는 월드컵 개막식 퍼포먼스에 사용된 모니터를 지원했다.

 박종원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국내 LCD모니터 산업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에 올랐다”며 “이러한 자산은 LCD TV, PDP TV 등 차세대 평판 디스플레이 산업 분야에서도 저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