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인프라가 바뀐다>CTI-양방향 멀티센터 변신 `잰걸음`

 컴퓨터통신통합(CTI) 솔루션업계가 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유무선과 인터넷이 통합되는 차세대네트워크(NGN) 바람이 CTI 업계에도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기 때문이다. CTI 시장이 98, 99년에 금융권의 콜센터 구축을 시작으로 활황을 이뤘다면 이제는 단순한 인바운드의 증설이나 변경이 아닌 콘택트센터 혹은 커스터머서비스센터의 멀티센터로의 변화가 시도되고 있다. CTI 업계는 ‘콜센터’와 ‘CTI’ 등과 같은 기존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콘택트센터’나 ‘멀티콘택트센터’ ‘고객상호작용관리(CIM)’ 등 새로운 용어와 개념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고객과 상담원 사이의 통신수단이 오로지 전화 하나에서 e메일이나 채팅, 영상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더이상 전화 중심의 ‘콜(call)’센터라는 용어는 어울리지 않게 된 것이다.

 특히 CIM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CIM은 시장조사업체인 오범(ovum)을 필두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고객과 다양한 채널을 이용해 접촉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양방향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이미 올초 넥서스커뮤니티는 고객이 전화·e메일·팩스·VoIP·단문메시지서비스(SMS)·웹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기업의 콜센터 등과 접속하려는 요구를 효율적으로 지원, 관리해주는 CIM을 내놓았다. 비슷한 개념이지만 로커스는 멀티채널 콘택트센터 솔루션을 내세우고 있다. 멀티채널 콘택트센터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활용한 콜센터의 한 형태다.

 이 같은 멀티채널 콜센터의 개념을 현실화한 것의 전형적인 예가 바로 인터넷콜센터다. 고객이 사용하는 매체가 전화에서 인터넷으로 확대됨에 따라 그동안 전화를 주 매개로 상담원과 접촉하던 전화중심의 콜센터가 웹 중심의 콜센터로 급선회한 것이다.

 인터넷콜센터는 기존 콜센터가 고객과 상담원이 얼굴을 보지 않고 상담을 하는 비대면 상담인 데 반해 상담원의 얼굴을 보면서 상담하므로 고객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또 다양한 eCRM을 통한 고객의 정보를 활용해 고객에 맞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화면으로 상품을 보면서 상담을 받아 신속한 구매가 가능토록 지원함으로써 콜센터를 단순한 고객만족 차원이 아닌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콜센터는 인터넷쇼핑몰과 같은 직접판매 업체뿐만 아니라 금융·인터넷교육·의료상담·공공기관 등 기존 전화중심의 콜센터가 해결할 수 없는 다양한 분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관련업계는 오는 2005년 이후에는 인터넷을 활용한 콜센터 시장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전화를 이용한 콜센터 시장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CTI시장의 또 다른 화두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바로 아웃바운드 시장이다.

 CTI업체들은 지난해까지 인바운드 콜센터부문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최근 아웃바운드 콜센터 시장개척에 분주하다. 이는 지난해 아웃바운드 솔루션을 도입한 제2금융권이 시스템 증설에 나서고 있는 데다 백화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이 지난해 구축한 CRM에 아웃바운드 콜센터 기능을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함에 따른 것이다.

 미국 어바이어의 아웃바운드 전문 솔루션인 ‘모자익스’를 공급하고 있는 한솔텔레컴(대표 윤재철)은 신용카드·캐피털·보험사·증권사 등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영업확대에 나서고 있다. 예스컴은 올해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통합한 솔루션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 업체는 지난해 말 CRM을 접목한 통합콜센터관리 솔루션 ‘ICC’의 개발을 완료했다. 여기에 미국의 아웃바운드 CTI 전문업체인 디바인까지 한국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아웃바운드 시장을 달구고 있다.

 한편 국내CTI시장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업체들도 두드러진다.

 90년대 중반까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지멘스 등이 주도해온 CTI 미들웨어 시장에 국내기업인 넥서스커뮤니티·나인정보기술·엔써커뮤니티 등이 동남아·일본·중국 등지에서 도전장을 내밀어 더욱 주목된다. 이미 싱가포르·대만 등으로 자사 CTI솔루션을 수출한 바 있는 엔써커뮤니티는 삼성SDS 등 국내외 업체들과 협력관계 구축을 통해 공동 영업 및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남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주, 유럽으로까지 수출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로커스의 경우 최근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진출한 태국 시장에서는 태국 최대 금융그룹인 크룽타이뱅크, 태국 3대 보험회사인 태국생명 및 삼성전자 태국법인 등의 CRM 콜센터 프로젝트를 수주해 현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특히 태국 크룽타이뱅크 프로젝트는 100억원 규모의 상담원 130석, 700여개 지점을 통합하는 태국 최초의 CRM기반 멀티채널 콘택트센터 솔루션 공급에 성공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