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후지쯔,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노트북 부품 활용

 환경기술(ET)이 차세대 산업 부문으로 주목받는 가운데 후지쯔가 흙 속에서 자연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개발, 자사의 노트북에 사용하기로 해 눈길을 끈다.

 최근 후지쯔와 후지쯔연구소는 공동으로 지구 환경에 악영향을 거의 끼치지 않는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노트북 부품으로 적용하는 기술을 세계에서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후지쯔가 개발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옥수수, 감자 등 식물을 원료로 하는 폴리유산계의 조성을 조절해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PC/ABS플라스틱과 동일한 강도와 수축률을 갖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식물을 원료로 했기 때문에 폐기물로 처리돼 토양 속에 묻히더라도 미생물에 의해 탄산가스와 물로 자연 분해돼 환경 파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소각할 경우에도 다이옥신 등 유해화학물질이 나오지 않는 등 친환경적인 소재다.

 특히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이용해 노트북 부품을 제조할 경우 필요한 에너지 소비량도 종래의 재료와 비교해 약 50%에 불과하다. 또한 석유를 원료로 한 기존 플라스틱과는 달리 천연소재를 원료로 했기 때문에 석유 소비를 줄이는데도 공헌할 것으로 후지쯔측은 기대했다.

 이 소재의 단점은 가격이 현행 소재에 비해 1.5배 정도 높다는 점. 후지쯔는 향후 소재의 생산량을 늘려 점차 가격을 인하해나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후지쯔는 우선 자사의 PC 모델인 ‘FMV-비블로 NB’에서 ‘IR마스크’로 불리는 적외선통신용 창부분을 가리는 부품에 이번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채택하는 등 일부 부품을 중심으로 실제 적용, 시판에 들어갔다. 이 회사는 또한 오는 2004년 가을·겨울에 내놓을 노트북 모델에 전면적으로 이 식물성 소재를 활용한 플라스틱을 활용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적용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지쯔측은 최근 일본내에서도 친환경적인 제품 구매를 권장하는 클린구입법이 제정된 것을 비롯해 리사이클법, PRTR법 등 환경관련 법규의 정비가 이뤄지고 있어 친환경적인 이번 기술이 갖는 의미가 크다가 자체 평가하고 있다.

 후지쯔 모바일PC사업부 가사하라 부장은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재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며 후지쯔 역시 이 분야를 강화하고 있다”며 “아직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여타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하는데는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결국 이런 문제들은 이른 시기에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 성호철 특파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