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막을 내린 ‘JPCA(Japan Printed Circuit Association)쇼’에는 인쇄회로기판(PCB) 관련 550여개 업체들이 ‘메가(mega)경쟁시대’를 맞아 살아남기 위한 기술들을 대거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예년과는 달리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인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내장형(임베디드) PCB 등 차세대 제품과 공정단축, 환경친화에 초점을 맞춘 장비들이 집중적으로 발표돼 주목을 받았다.
국내업체 가운데에서는 이수페타시스의 임베디드 PCB가 단연 화제가 됐다.
이 회사는 내층에 저항기(니켈)를 집어넣은 임베디드 PCB를 발표했는데, 경쟁업체들이 놀라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김종택 사장은 “현재 이 제품의 양산을 위한 준비를 진행중이며 커패시터를 내장한 임베디드 PCB도 개발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 회사는 현재 임베디드 PCB의 양산을 위해 미국 산미나와 특허사용에 관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베디드 PCB와 함께 2004년부터 PCB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광기판이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기도 했다. 히타치케미컬 등 소재업체들은 광섬유를 내장한 광기판용 소재을 발표해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다. 이에 따라 광속도의 신호처리 능력을 갖춘 광기판을 양산하기 위한 장비·부자재 개발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됐다.
환경 라운드에 대비한 PCB 재활용 공법도 눈길을 끌었다. 소니·덴소·히타치케미컬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PCB 재활용(리사이클링) 공법’은 수지·파이버글라스·소자·메탈 등으로 구성된 기존 기판을 특수용액으로 분해, 생산공정에 재투입함으로써 원가부담을 줄이는 데 초첨이 맞춰져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PCB 회수를 위한 프리할로겐·무연 등의 신재료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들이 샘플 수준에서 생산하는 플립칩(flip-chip) 기판은 내년께 상용화될 전망이다. 삼성전기의 한 관계자는 “세계 상위 50위권 업체들이 모두 플립칩 개발에 힘을 모으는 것으로 안다”면서 “삼성도 연내 플립칩 기판을 양산한다는 일정을 갖고 있다”고 말해 플립칩 기판 상용화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가 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볼그리드어레이(BGA)를 생산하던 기존 빌드업(build-up) 공법은 차세대인 플립칩 공법으로 전면 대체되고 , 공정을 단축하고 저비용 생산체계와 환경친화에 초점이 맞춰진 차세대 공법 개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음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여줬다.
이 외에 다양한 검사장비도 눈길을 끌었다. 일본·미국 등 선진국의 PCB업체들이 COF(Chip On Film)·CSP(Chip On Scale)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비중을 높임에 따라 캠텍·오버텍 등 장비업체들은 비메모리 모듈의 미세(fine) 패턴을 전문적으로 검사하는 장비들을 대거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전시회의 주관사인 JPCA측은 지난해보다 10% 정도 감소한 참가업체 규모에도 불구, 국내외에서 약 11만명의 관람객들이 다녀갔다고 발표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