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함께보는 아산 정주영 어록/ 김명호 엮음/ 삼련서점 펴냄
‘길이 없으면 길을 찾고, 찾아도 없으면 길을 닦아가면서 나가면 된다.’
소 한마리 판 돈으로 굴지의 대기업 현대그룹을 일으킨 고 정주영 회장이 남긴 말들에는 그의 철학과 기업가 정신이 배어있다. 때로는 소탈하면서도 때로는 강인한 신념을 엿보게 한다.
한국경제의 거목으로 우뚝서기까지 그는 과연 어떤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을까.
이 책은 고 정주영 회장이 남긴 삶의 철학과 지혜 그리고 신념에 관한 주옥같은 말들을 쉽게 접할 수 없는 사진과 함께 정리한 ‘정주영 어록’이다.
그동안 정주영 회장의 일대기를 그린 책은 많이 소개됐지만 그가 남긴 말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은 드물었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인간 정주영이 걸어온 발자취는 물론 그가 살아 숨쉬는 듯한 생동감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우선 이 책은 고 정주영 회장이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았는지 세세하게 정리하고 있다.
정 회장은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해 “나는 확고한 신념과 불굴의 노력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생전에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또 돈 많은 자본가라는 비판에 대해 “나 자신은 나를 자본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저 꽤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며, 노동으로 재화를 생산해 내는 사람일 뿐”라며 반박했다.
특유의 신념과 불굴의 의지 역시 그가 남긴 말에는 고스란히 남아있다.
“장애란 뛰어 넘으라고 있는 것이지 걸려 엎어지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길이 없으면 닦아서 나가면 된다.”
정 회장은 또 “허송세월이 인생의 목표가 아니거든 첫째 부지런하기를 권한다. 사람은 자신의 일생은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하루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며 항상 성실한 삶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책은 정 회장이 남긴 말들을 △기업과 기업인 △근검절약 △행복과 불행 등 테마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어록과 관련된 생생한 자료사진도 함께 게재하고 있다.
특히 장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이 ‘아들이 본 아버지’라는 주제로 서문을 실어 정 회장의 숨겨진 모습까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서문에서 “아버지야말로 사색과 실천을 통한 체험을 중요시한 사상가이며, 성실과 노력을 인간이 추구해야 할 최고의 덕목으로 여기는 교양인이었다”고 싣고 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