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약과 한약 제제를 기반으로 개발된 천연물 신약에 대한 허가제도가 마련돼 바이오벤처기업의 천연물 연구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KFDA)은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 연구와 개발 결과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생약 한약 제제 관련제도 개선(안)’을 입안 예고한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한약서 등에 의한 처방이 미국이나 유럽·중국 등에 비해 활발함에도 천연물 신약을 인정하지 않아 바이오벤처기업 등 관련 업계의 국제경쟁력을 저하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에 마련되는 허가제도는 천연물 신약의 산업화를 촉진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신약에 대한 허가를 내고 시판하게 한 후 임상실험하는 ‘선허가 후임상’을 도입할 계획이다.
식약청은 미국·일본·중국 등 외국의 천연물의약품 임상실험제도 등을 토대로 천연물 신약에 대해서는 1, 2상 임상을 거치지 않고 제3상 임상실험만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암이나 에이즈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에 사용되는 천연물 신약이 안전성과 적정 용법·용량이 인정된 경우에는 항암보조제로 신속하게 허가해 환자가 우선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식약청은 동의보감이나 기존 11개 한약서와 한약조제지침서에 기재된 처방을 인정,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대상에서 제외할 예정이다.
식약청은 또 천연물 의약품 허가관리를 전담할 부서를 신설하고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산하에 전문단체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벤트리 이행우 사장은 “천연물을 이용한 신약을 개발해도 허가제도가 없어 저가에 원료로 판매되는 데 그쳤다”며 “국내에서 신약으로 승인된 제품을 수출하게 되면 국내 바이오벤처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연물 신약 세계 시장은 반도체의 2분의 1인 1000억달러(130조원)에 달하는 거대시장으로 독일은 우리나라 주산품인 은행잎을 ‘혈액순환장애치료제’로 제품화해 연간 2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