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쇼크’로 국내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인텔은 6일(현지시각) 2분기(4∼6월) 실적전망 하향조치로 인텔 주가는 물론 반도체주, 기술주 전반의 약세를 초래했다.
인텔은 2분기 실적 전망치를 지난 4월 시점보다 크게 낮췄다. 매출액은 3∼7%(64억∼70억달러에서 62∼65억달러로), 매출총이익률 전망치는 4%포인트(53%에서 49%로) 하향했다. 인텔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유럽지역에서의 매출부진과 2분기 계절적인 요인으로 인한 수요감소 등을 꼽았다. 메릴린치증권은 이날 인텔의 투자등급을 ‘강력 매수’에서 ‘중립’으로 두단계 강등하고 텍사스인스트루먼츠, 트리킨트반도체 등 관련 반도체주에 대한 등급도 일제히 하향하면서 전세계 반도체 주가의 동반 약세를 초래했다.
미국시장 동향에 민감한 국내 반도체주들도 인텔의 실적부진에 직격탄을 맞았다. 인텔의 실적전망 하향은 국내 반도체주에도 부정적인 뉴스일 수밖에 없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철저히 미국시장과 연동해 매매하는 외국인들의 매매패턴도 우려될 수밖에 없다.
7일 삼성전자는 1만500원(2.95%) 하락하며 34만5000원에 마감됐다. 수급상 악재를 드러낸 하이닉스반도체는 하한가인 390원으로 장을 마쳤다. 장비 및 재료주들도 대부분 급락해 주성엔지니어링과 아토가 각각 4.83%, 9.52% 하락한 4730원, 3230원에 장을 마쳤다. 원익과 케이씨텍·미래산업 등도 모두 6%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애널리스트들은 인텔 여파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주들에 장기간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 7월을 고비로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유효하며 2분기의 계절적 비수기는 이미 예견돼 왔다는 판단이다.
우동제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인텔의 실적전망 하향의 주 원인은 유럽지역에서의 판매부진이었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은 아시아권 비중이 높아 부정적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상황”이라며 “국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는 D램 이외 반도체사업부가 선전하고 있고 TFT LCD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어 인텔과는 수익구조가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후식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도 “국내 반도체주들이 인텔의 중간실적 하향으로 단기 영향은 받을 수 있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적극매수’의 투자의견은 유지한다”며 “PC 판매대수는 계절적 요인으로 감소했지만 PC에 채택되는 메모리 용량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 등 하반기 이후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