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우터 시장경쟁 `후끈`

 그동안 시스코시스템즈가 독주해온 국내 라우터시장이 다자경쟁구도로 전환되고 있다.

 알카텔과 레드백네트웍스 등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들이 최근 사업다각화의 일환으로 시스코가 주도해온 라우터시장에 잇따라 진출했으며 주니퍼네트웍스도 지난달 유니스피어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사업전열을 재정비, 시스코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던 라우터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앞으로 라우터시장을 둘러싼 각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사업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는 알카텔은 메트로 DWDM장비와 액세스 게이트웨이 등을 잇따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640기가비트부터 10테라비트급까지 확장성을 갖는 IP코어 라우터장비인 ‘알카텔7770 라우팅코어플랫폼(RCP)’을 출시하고 시스코가 장악해온 백본급 라우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알카텔은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통신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제품 시연회와 설명회 등을 개최해 후발주자로서의 약세를 극복하고 시장진입기반을 마련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라우터시장에서 주요 평가기준으로 여겨졌던 용량경쟁보다는 QoS(Quality of Service)와 CoS(Class of Service) 등 제품의 신뢰성 측면을 강조하는 영업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가입자관리시스템(SMS) 제품으로 국내 네트워크장비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레드백네트웍스는 지난해말 선보인 ‘스마트에지800 라우터’를 주력 제품으로 삼아 시스코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라우터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레드백네트웍스는 이번에 선보인 라우터가 시스코의 동급 제품에 비해 성능이 우수한데다 가격경쟁력도 갖추고 있어 국내 라우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그동안 SMS와 전송장비의 공급 등을 통해 좋은 사업성과를 거둔 대형 통신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영업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조만간 레퍼런스 사이트의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때 시스코의 경쟁업체로 주목받았던 주니퍼네트웍스는 지난해 이후 국내 라우터시장에서 별다른 사업성과를 거두지 못했으나 최근 유니스피어의 인수를 계기로 사업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시스코에 비해 제품군이 다양하지 못했던 주니퍼네트웍스는 에지급 라우터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유니스피어를 인수, 제품다양화를 구현한 것을 계기로 시스코와 적극적인 시장경쟁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현재 국내 라우터시장 규모는 연간 260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시스코가 7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알카텔과 레드백, 주니퍼 등이 최근들어 신제품 출시와 기업 인수합병을 계기로 라우터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어 시장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