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열풍에 축구·신작 게임은 불티난다

 온 나라가 월드컵으로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게임 수요가 오히려 늘어 관심을 끌고 있다.

 월드컵 기간에 출시돼 맥을 못출 것으로 예상되던 대작 게임 타이틀이 정작 출시되자 초도물량이 거의 소진되는 이변을 연출하는가 하면 축구를 소재로 한 게임은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며 평소보다 20% 가량 수요가 늘었다.

 게임업계는 이같은 결과에 더이상 ‘월드컵 한파’는 없다며 월드컵 기간뿐 아니라 월드컵 이후에도 보다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월드컵 열풍에도 불구하고 대작 게임 타이틀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한빛소프트, EA코리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게임배급업체들이 최근 출시한 게임 타이틀이 월드컵 열풍으로 판매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출시 이틀만에 초도물량 전량이 소진되는 등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게임들이 워낙 대작이어서 출시전부터 게이머들로부터 관심을 끈데다 월드컵으로 판매 부진을 우려한 업체들이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는 지난주 전략 시뮬레이션 PC게임 ‘워크래프트3’ 한정판 예약판매에 들어가 이틀만에 초도물량 2만장을 모두 판매했다. 이 회사는 ‘워크래프트3’ 정식 발매되는 오는 28일에는 월드컵 일정이 거의 끝나기 때문에 당초 우려했던 월드컵으로 인한 판매부진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A코리아(대표 아이린 추어)는 지난 4월 출시한 ‘2002 피파 월드컵’을 월드컵 특수에 맞춰 무려 9만장 이상 판매한데 이어 지난주 출시한 플레이스테이션2(PS2)용 게임 ‘파이널 판타지X’도 예약판매를 통해 초도물량 5000장 전부를 소진했다.

 (주)마이크로소프트(대표 고현진)가 유통하는 롤플레잉 PC게임 ‘던전시즈’는 출시 한달만에 5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이 게임은 월드컵 기간에도 매일 2000장 가량 꾸준히 팔리는 등 월드컵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산 게임으로는 위자드소프트(대표 심경주)가 지난주 선보인 PC게임 ‘어스토니스토리R’이 초도물량 1만장이 모두 팔렸으며 나래인터테인먼트의 경영 시뮬레이션 PC게임 ‘코코룩’과 삼성전자의 ‘짱구는 못말려5’ 등이 하루 평균 200∼400장 이상의 꾸준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위자드소프트의 심경주 사장은 “온 국민의 관심이 월드컵에 집중되면서 전체적으로 게임 타이틀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부 대작이나 아동용 인기 게임의 경우 월드컵 열풍에도 불구하고 초도물량이 짧은 시간에 소진되는 등 월드컵 경기를 전혀 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축구게임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축구를 소재로 한 PC게임 판매량이 급증한데 이어 축구소재 온라인 게임 및 모바일 게임의 이용자가 최고 5배 가량 늘었다.

 게임배급업체 EA코리아가 지난달에 출시한 PC게임 ‘2002 피파 월드컵’은 출시 한달만에 9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이 게임은 최근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위자드소프트가 집계하는 PC게임 판매순위에서 부동의 1위자리를 지키고 있던 ‘디아블로2’를 제치고 수위를 차지했다.

 게임개발업체 키드앤키드닷컴이 개발한 아동용 PC게임 ‘사커키드’도 월드컵 개막 이후 판매량이 50% 가량 늘어 하루 500장 이상 꾸준히 팔리고 있다.

 모바일게임업체 포켓스페이스(대표 김도식)가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하고 있는 모바일 축구게임 ‘포켓프로축구’는 월드컵 개막 이후 하루 게임 다운로드 수가 5배 가량 늘어난 3400여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유저가 늘어나자 경기 스코어 맞추기 등 대대적인 경품 이벤트를 마련, 신규 수요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으로는 게임포털사이트 ‘한게임’과 ‘넷마블’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축구게임 ‘퍼니사커’와 ‘강진축구’가 동시접속자수 기준으로 20% 가량 늘었으며 시노조익(대표 김성민)이 베타서비스 중인 ‘제로컵’은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테스트 서버가 매일 만원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

 시노조익의 김성민 사장은 “축구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는 평소보다 유저수가 크게 감소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이용자가 갑자기 폭주한다”며 “특별한 마케팅을 벌이지 않아도 축구게임이라는 간판만으로도 월드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