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종합물류 전문 IT기업이 우선 목표입니다.”
지난달 말로 창립 2주년을 맞이한 싸이버로지텍의 권의식 사장(56)이 다지고 있는 결심이다. 그가 이처럼 배짱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싸이버로지텍의 출범 배경을 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싸이버로지텍은 지난 2000년 3월 한진해운 정보전략부문에서 분사한 해운물류 IT회사다. 직원 185명에 지난해 매출은 235억원. 두살배기 회사의 실적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권 사장은 한진해운의 정보화담당임원(CIO)을 겸임하고 있다. 세계적인 12개 해운사들이 모여 만든 글로벌 e마켓인 지티넥서스에도 한진해운 CIO라는 직책으로 참여하고 있다. ‘e비즈니스’나 ‘IT’가 그의 생활 자체인 셈이다.
싸이버로지텍의 주요 사업 내역은 한진해운과 관련이 많다. 올해만 해도 한진해운 해운정보시스템의 변경관리시스템 구축 및 보안 개선작업을 수행했으며, 현재는 한진해운 터미널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한진해운 지원만 해도 사람이 부족할 지경입니다. 그래서 외부로 눈을 돌리지 못해 다른 사업의 비율은 5%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달라질 것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국내에서는 유일한 해운 전문 IT업체란 점, 세계적으로는 한진해운 시스템 구축 및 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기만 한다면 세계적인 종합물류 IT전문업체로 떠오르는 것은 시간 문제란 것이다.
권 사장은 이미 해외 일부 업체와도 시스템 개발 및 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올해는 약 350억원(미주 현지법인 포함)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2년간은 휴일에도 근무해야 할 정도로 바빴지만 그동안의 실적과 전망을 보면 절로 힘이 납니다.” 당장 CIO의 일만 해도 만만치 않을텐데 이처럼 두 가지 일을 즐겁게 하는 이유는 IT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한때 문학도였던 권 사장이 IT와 인연을 맺은 것은 93년부터 4년간 미주지역 애틀랜타 지점장을 지내면서부터다. 평소 신제품이 나오면 누구보다 먼저 구매해야 직성이 풀렸던 그로서는 IT의 매력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매주 업무와 관련 없는데도 컴퓨터 관련서적을 꾸준히 읽으며 쌓아뒀던 노하우는 결국 97년 한진해운 전산지원팀장 자리에 오르게 했다. 98년부터 현재까지 CIO를 맡고 있는 그는 IT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다닌다. ‘전산투자는 10배의 가치가 있다.’ 그가 항상 주장하는 소신이다.
<글=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