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1일. 21세기 첫 월드컵의 역사적인 개막이 선포된 몇분 뒤. 크고 작은 북을 든 백여명이 그라운드를 돌며 군무를 추는 가운데 갑자기 경기장 천장에서 10여명의 “디지털 메신저’가 줄을 타고 내려왔다. IMT2000 단말기를 손에 든 디지털 메신저들은 관람석 곳곳에서 관객들과 영상통화를 했고 그 장면은 대형 전광판을 통해 전세계에 비춰졌다. IMT2000은 21세기 신인류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전통과 첨단의 조화, 사람간의 소통과 평화라는 개막공연의 메시지를 빛내기에 충분했다.
개막식의 비동기식(WCDMA) IMT2000 시연은 KT아이컴이 LG전자의 단말기를 통해 구현했다. KT아이컴에 따르면 비동기식 IMT2000시연은 국내에서는 최초이며 세계적으로도 일본의 NTT도코모에 이어 두번째다. 특히 영상전화는 물론 즉석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음악, 비디오 메시지 등을 자유롭게 편집해 발송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징서비스(MMS), 영화나 뮤직비디오를 전송받는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하나의 단말기로 구현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는 것.
KT아이컴은 여세를 몰아 전국 14곳에서 비동기식 IMT2000서비스를 시연해 IT월드컵 띄우기에 제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전국 4곳의 월드컵 경기장과 8개의 월드컵 플라자, 서울 코엑스와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등에서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직접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제주도 천지연 폭포와 서울 상암동 경기장에서 서로 64Kbps의 전송속도로 영상통화를 하며 가까운 미래의 통신수단을 앞당겨 체험하고 있는 것.
1년 이상의 기간에 개막식 공연과 거리시연을 위한 준비에 심혈을 기울인 KT아이컴은 월드컵의 여세를 몰아 망구축과 마케팅에 주력해 올 하반기 서울과 부산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하고 내년 4월 안에는 상용서비스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SKIMT도 내년 하반기 서비스 개시를 약속하고 있다.
KT아이컴 임형종 월드컵사업팀장은 “IT강국의 면모를 세계에 보여주기 위해 개막식에 등장한 비동기식 IMT2000서비스는 첨단IT기술과 예술의 완벽한 조화라는 찬사를 이끌어 냈다”며 “월드컵 준비를 통해 축적된 시스템, 단말기, 콘텐츠 분야의 기술력이 IMT2000 조기 상용화에 큰 기여를 하고 한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