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인 인텔의 2분기 매출전망치 하향과 함께 뉴욕증시가 급락했다. 뉴욕증시는 기술주의 악몽이 재현되며 나스닥이 4.96% 급락하는 등 잠시 반등세를 보였던 6일을 제외하고 한주 내내 떨어지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 역시 3.38%나 하락했다. 실업률 하락, ISM 제조업지수 등이 개선됐다는 소식 역시 인텔 등 기술기업 실적 경고의 악재에 묻혀 빛을 발하지 못했다.
지난주 메릴린치증권은 뉴욕증시 반도체업종이 전반적으로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분석돼 인텔 등 7개 관련주의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메릴린치는 이날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산업체인 인텔을 비롯해 리니어테크놀로지, 텍사스인스트루먼츠, 셈테크, 트리퀸트 등에 대한 투자의견을 ‘강력매수(strong buy)’에서 ‘중립(neutral)’으로 하향조정했다. 또 아날로그디바이시스와 맥심인터그레이티드프로덕츠의 등급도 ‘강력매수’에서 ‘매수(buy)’로 하향조정했다.
메릴린치의 조지프 오샤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주들이 업계 회복세에 비해 고평가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반도체업계가 강력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미 IT경기에 암운을 드리웠다. 그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반도체주의 가치를 지나치게 부풀려 놓았다면서 이들 종목을 매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밝혀 그나마 대세상승을 노리던 나스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대해 증시전문가들은 “메릴린치는 반도체업종의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해온 증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전망은 향후 IT주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번 등급조정은 최근 모건스탠리의 반도체업계 매출증가 전망과는 상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주보다 무려 7.40% 하락한 441.01로 마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뉴욕증시가 아직 바닥에 이르지 않았으며 오는 9월중 바닥을 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같은 전망에 따라 지난주 미 증시에서 네트워킹, 반도체, 인터넷,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전 업종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3.38%, S&P500지수도 역시 한주간 3.71% 급락했다.
<이경우기자 kw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