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번째를 맞는 ‘상하이TV페스티벌’은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처음 열림으로써 시장 개방에 따른 중국 영상물시장의 변모된 환경 및 국내 방송산업의 진출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방송프로그램의 중국시장 접목은 긍정과 비관적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낙관할 수 없는 중국 방송시장=지난 97년 이후 비공식적인 접목을 통해 한류열풍이 일었지만 그 실제 내용은 외양과 달랐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방송산업은 지대한 관심을 가질 만한 시장임에는 틀림없지만 산업적으로 접근할 때 맹목적인 시장 낭만주의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진단하고 있다.
진흥원은 한국에서 수출한 방송프로그램 대부분이 주로 지역방송이나 유선방송을 통해 방영됐으며 중심지역의 거대방송사에 방영된 예는 드물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정부기구의 성격이 강한 중국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을 돈을 주고 사려는 경향이 적어 생각한 만큼 큰 수익을 올리지 못했으며 최근에는 수출까지 감소추세다.
게다가 한국에서 수출한 방송프로그램의 수용자층은 사회적 지위가 다소 낮은 사람들로 분석된다고 진흥원측은 설명하고 있다.
◇무한한 가능성의 시장=그러나 중국 방송시장은 지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장이다. 그 시장수요는 최고이기 때문이다.
중국내 채널수는 2500여개에 달하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가구마다 50∼60개 채널을 시청하고 있다.
중국은 지상파,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매체구분이 없고 방송구역에 따라 전국채널, 성(省)채널, 시(市)채널, 지역채널로 구분되며 성을 넘어가는 채널은 위성방송을 이용해 방송된다.
전국채널은 약 13개며 성채널은 약 40개, 시채널은 약 300개에 달하고 있다. 시채널과 비슷한 케이블채널이 약 700개로 분류되고 있다.
중국 국민의 97%가 TV를 보유하고 있으며 VCR 보급률도 도시지역의 경우 40%에 육박하고 있다.
주목을 끌고 있는 사실은 중국인의 시청행태다.
중국내 시청률 조사업체 CSM소프레스미디어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국 동부의 신흥도시 상하이의 시청자들은 경제적 여유로 특성화 채널과 성단위의 지역채널이 각광을 받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성단위의 지역채널과 전국채널이 각광받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시청행태는 KBS 등 지상파와 다채널로 자리잡은 케이블TV가 중국에 충분히 접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상하이(중국)=조시룡기자 srcho@etnews.co.kr>
9일 중국 상하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상하이TV 페스티벌’에는 KBS 등 지상파 TV 4사와 대교방송·m.net·아리랑TV·CTN·Q채널 등 케이블TV PP, 독립제작사 및 배급 프로덕션업체 6개사 등이 한국관을 공동으로 마련하고 중국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한국관에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