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악의 불황 터널에서 빠져나온 반도체 관련 장비 및 소재업체들이 사업고도화를 위해 품목 다양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6일 에스티아이·아토·실리콘테크·에프에스티 등 주요 반도체 장비업체들은 주력사업과 연관성 있는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및 반도체 제조 부대설비사업 등으로 잇따라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는 회사 설립 이후 최악의 불황에 직면했던 반도체 관련업체들이 수년 후 다시 찾아올 제2의 불황에 대비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포트폴리오를 구성, 기업의 내성을 키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케미컬 공급시스템, 반도체 및 LCD용 세정장비 등을 개발해 온 에스티아이(대표 노승민)는 그동안 축적한 장비개발 노하우를 이용해 반도체 제조용 핵심 전공정장비인 300㎜ 식각장비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품목 다양화를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국내 소자업체와 공동으로 300㎜용 싱글에처 및 스트리퍼 개발에 착수, 알파기를 개발한 데 이어 연내 베타기 개발작업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300㎜ 장비시장에서 외산제품과 겨룰 수 있도록 웨이퍼 뒷면 슬러리 제거기능 등을 추가하는 등 기능 및 적용분야 다양화를 꾀하고 있다.
가스 정제 및 공급장치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아토(대표 문상영)는 지난해 반도체장비 유지보수 사업과 일관생산라인(FAB:팹) 이전에 관한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리퍼블리싱사업에 신규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산업용 가스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아토는 이를 위해 충북 청원군 소재 오창과학산업단지내에 1만9800여㎡(6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하고 이 중 9250여㎡(2800여평)의 부지 위에 반도체 산업용 고순도 가스 제조공장을 건설중이며, 8월 말까지 이를 완성해 가스사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이밖에 지난해부터 개발해 온 화학기상증착(CVD)장비사업을 하반기부터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장비 제조업체 실리콘테크(대표 우상엽)는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최근 차세대 LCD에 적용될 수 있는 프런트라이트 방식의 발광모듈사업과 반도체 패키지의 검사를 대행하는 테스터하우스사업에 진출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프런트라이트모듈 국산화 업체인 나노테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중국 베이징 소재 익태그룹 반도체연구소와 공동으로 중국에 198만3000여㎡(60만평)의 부지를 확보, 월 2000만개의 패키지를 검사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 외에 웨이퍼 보호막인 펠리클 생산업체 에스에프티가 LCD 검사장비 사업진출을 모색중이며 LCD 검사장비 전문업체 디이엔티 등 상당수의 반도체 및 LCD 관련업체들이 사업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